'구미 여아 사건' 모녀, 둘다 외도 후 출산→바꿔치기 했나 [종합]

입력 2021-03-26 09:38   수정 2021-03-26 10:12


경북 구미의 빈집에 6개월 동안 방치돼 숨진 3세 여아 사건과 관련 당초 외할머니로 알려졌다가 유전자(DNA) 검사 결과 친모로 밝혀진 석모(48)씨와 딸 김모(22)씨가 모두 외도로 혼외 자녀를 출산한 뒤 '아이 바꿔치기'를 공모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26일 김씨와 김씨의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혈액형이 두 사람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석씨가 낳은 아이는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이었다.

지금까지 수사에서 드러난 조각들을 맞춰보면 석씨와 그의 딸 김씨가 아이 바꿔치기 범행을 공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이에 경찰은 석씨와 김씨 모두 외도로 아이를 출산한 후 이를 숨기기 위해 아이 바꿔치기를 공모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석씨는 여러 차례 DNA 검사를 반복한 결과 모두 친모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여전히 출산 사실 자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씨가 출산이 임박한 시점이었던 2018년 컴퓨터 등을 이용해 '출산 준비', '셀프 출산' 등의 단어를 검색했다고 밝혔다. 또 석씨가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3월 평소 입었던 옷 사이즈보다 큰 옷을 입고 다녔다는 증거도 확보했다.

경찰은 석씨가 끝까지 출산 사실을 부인해 피해 아동 친부를 찾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택배기사를 포함해 석씨의 주변 남성 100여명의 DNA를 채취해 검사하고 있다.

아울러 인근 산부인과 17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석씨가 비급여로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경찰은 석씨가 2018년 1~3월 숨진 여아를 출산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 시점 이전에 타인 명의로 진료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산부인과 진료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또 석씨 주변인을 상대로 3~5년 전 석씨와 사귄 남성을 탐문하고 있다.

경찰은 이외에도 여성 상담소 450여곳을 돌며 과거 상담내역을 살펴보고 있다. 이를 통해 석씨 가족 등 주변인물이 출산과 관련한 정보를 얻으려고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한편 경찰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간에 잘못 알려져 있는 일부 사실을 바로잡았다.

석씨가 조선족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석씨는 한국인으로 제조업 회사에 근무해온 평범한 회사원이다. 남편 역시 회사원이고, 오래전 결혼해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안다. 부부 모두 초혼이고 평범한 가정"이라고 말했다.

숨진 여아의 이름이 홍보람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큰딸((김모씨·22)이 숨진 여아를 자신의 딸인 줄 알고 홍보람으로 불러온 것은 맞다"면서도 "실제로는 김씨의 딸은 현재 행방불명된 상태다. 숨진 여아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이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석씨에 대해 정신감정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 적이 없다"며 "일단 정신질환자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실종된 아이를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석씨 사진 등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법의 절차와 규정에 적합하지 않은 것이라서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여아를 빈집에 놔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로 딸 김씨를, 김씨의 아이를 약취한 혐의로 석모씨를 각각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석씨가 사라진 아이 행방에 대해 끝까지 함구할 경우 미성년자 약취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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