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도 아반떼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울산3공장 등이 27일 특근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역시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 부족 탓이다. ‘일렉트릭 컨트롤 유닛(ECU)’ 등의 물량 부족이 특히 심하다. 현대차는 부품 공급 불확실성에 따라 이달부터 매주 주말 특근 실시 여부를 월요일에야 확정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한 달치 특근을 아예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흘러 나온다.
2월부터 50%를 감산하고 있는 한국GM 부평2공장은 4월에도 절반만 가동하기로 했다. 전·후반조 중 전반조만 근무하는 식이다. 부평2공장은 말리부, 트랙스 등을 생산한다. 두 차량의 2월 판매량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1.4%, 34.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근 중단 등에 따라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 판매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신차 판매가 늘어나는 분위기였는데, 반도체 품귀에 따른 생산 차질로 수요가 식어버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1분기 중국과 북미, 유럽 생산량을 10만 대 줄이기로 했다. 포드도 같은 기간 10~20% 감산한다. 도요타는 중국, 미국, 일본 등 공장의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 알릭스파트너스 등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완성차 생산 차질은 최대 100만 대, 피해액은 최대 61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한파, 일본 지진, 대만 가뭄 등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도 커졌다. 업계에서는 최소 3분기까지 수급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차질의 핵심인 MCU의 경우 발주부터 납품까지 26~38주가 걸린다. 정부는 최근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국내 자동차업계와 팹리스, 파운드리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차량용 반도체 개발역량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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