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5월부터 원유 더 생산…"유가 과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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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02 09:09   수정 2021-05-02 00:02

OPEC+, 5월부터 원유 더 생산…"유가 과열 막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다음달부터 세달간 원유 생산량을 기존보다 소폭씩 늘리기로 했다. 감산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었던 시장 예상과 반대 조치다. OPEC+ 감산 조정 회의에 앞서 미국이 OPEC 좌장국격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에너지 가격을 저렴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번 결정이 나왔다.
OPEC+, 세달간 소폭씩 원유 생산 늘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OPEC+는 다음달에 원유 일평균 35만배럴을 기존보다 더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6월에는 5월 산유량에 일평균 35만배럴을 또 더한다. 여기에다 오는 7월엔 하루 40만배럴씩을 더 생산한다.

이에 따라 OPEC+의 총 감산량은 다음달에 약 하루 650만배럴, 오는 7월엔 일평균 570만여배럴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달 총 감산량은 하루 약 700만배럴 규모다. OPEC+은 작년 5월 일평균 970만배럴에 달했던 감산량을 차차 축소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자체 감산량을 3개월에 걸쳐 줄인다. 사우디는 그간 OPEC+ 감산과는 별도로 하루 100만배럴씩을 시장에 덜 내놓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달엔 기존 감산폭 대비 하루 25만배럴, 오는 6월엔 35만배럴, 7월엔 40만배럴씩을 더 생산할 예정이다.
시장 예상과 반대…“미국이 감산완화 촉구 신호”
주요 외신들은 OPEC+의 이번 결정이 예상밖 조치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는게 중론이었다”며 “감산 조정 회의에 앞서도 회원국간 부정적인 원유 수요 전망을 공유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OPEC+은 공동기술위원회를 열고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을 하루평균 560만 배럴로 추산했다. 기존 전망치인 하루평균 590만 배럴에서 30만 배럴 내려잡은 수치다. 4~6월 원유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100만 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두고 미국 등 각국이 지나친 인플레이션을 걱정해 OPEC+에 감산 축소를 꾸준히 요구한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고, 다른 원자재 가격도 작년 대비 크게 올랐다. 각국은 이로 인해 물가가 상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통화했다”며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이 사우디에 유가를 안정시켜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OPEC+에 증산을 고려해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세계 3위 원유 수요국인 인도도 사우디에 원유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다르멘드라 프라단 인도 석유장관은 지난달 초 “OPEC이 당초 2021년 초엔 생산량이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감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이례적인 비판조 발언을 내놨다.

밥 야우거 미즈호 에너지선물 본부장은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량을 축소하기로 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번 조치가 시장에 어느정도 수급 유연성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앤 루이스 히틀 우드맥킨지 원유시장 담당 부사장은 “이번 협정은 유가를 적당히 떠받치면서도 급격한 유가 상승은 막을 것”이라고 했다. OPEC+는 23개국이 속해있어 이번 조치로 인한 국가별 감산축소폭은 크지 않은 편이다. 소폭 감산 축소로 유가 급등을 막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기간 감산에 OPEC+ 회원국 불만도 쌓여
OPEC+ 소속국 중 일부가 감산 축소에 나서자고 요구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지난 1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늘리자고 요구해왔다. OPEC+는 이들 두 국가에 지난 두달 간 소폭 감산 축소를 허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 OPEC+ 소속국 대표를 인용해 “일부 소속국만 원유를 더 생산하게 한 것을 두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등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며 “이번 결정은 OPEC+ 내부적 긴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세계 원유재고가 2~3개월 안에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시장을 주시하면서 과열이나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회복 기대도 작용…유가 3%대 상승
OPEC+는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경제 타격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날 OPEC+ 감산 조정 회의에서 “항공 여행 등 수요 타격이 컸던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시장 회복세가 완전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유로존 공장활동 증가율은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프라 등에 2조3000억달러 규모 투자안을 발표했다. 중국 내 수요 지표도 강세다.

각국 코로나19 백신 보급률이 빠르게 늘면서 이동·여행 수요도 오르고 있다.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과 미국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사람 수는 모두 오름세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세계 7일간 평균 상업 항공편은 7만7708편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OPEC+의 이번 감산 완화 조치는 시장을 시험해보는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다음 감산 조정 회의에서 (감산 축소)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OPEC+은 다음 회의를 오는 28일에 연다.

국제 유가는 3% 이상 올랐다. 2일 오전 9시 기준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은 장중 배럴당 61.45달러에 거래됐다. 전일 대비 가격이 3.87% 뛰었다. 브렌트유 5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4.86달러에 팔렸다. 전 거래일에 비해 3.38% 높은 가격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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