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이 쏘아올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EU·IMF 찬성에 급물살

입력 2021-04-07 17:21   수정 2021-04-08 03:07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 제안에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까지 적극적인 환영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법인세 인상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디지털 경제에 대한 과세 개선과 더불어 올해 안에 법인세 최저세율에 관한 국제적인 기본 틀에 합의할 수 있다는 기대는 이제 현실적이게 됐다”고 찬성했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도 즉각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올여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디지털 서비스 과세에 대해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옐런 장관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옐런 장관은 전날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 연설에서 “30년간 이어진 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을 멈춰야 한다”며 “세계 각국의 법인세율 하한선을 정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만 법인세를 올릴 경우 주요 기업들이 미국 외 다른 국가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 같이 올리자’는 취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해 2조3000억달러(약 2567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현행 21%인 연방 법인세율을 28%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세율 21%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2017년 단행한 세제 개혁의 일환이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법인세 인상과 더불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기준으로 21%를 제안했다. 현재 OECD가 조세협약 과정에서 법인세 하한선으로 논의 중인 12%보다 훨씬 높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가 환영하고 나선 데 이어 비토르 가스파르 국제통화기금(IMF) 재정담당 국장도 “미국의 입장 변화는 중대한 진전”이라며 “이보다 낙관적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주요 경제국이 다국적 기업을 겨냥한 과세 개혁에 동의하면서 관련 논의에 진척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유럽 국가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의 국제적인 수익에 대한 각국의 세금 부과를 막지 말아야 한다는 점 또한 분명히 내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재무부가 “대형 디지털 기업이 매출을 올리는 국가에서 세금을 내도록 이윤을 재할당하는 것은 여전히 영국의 주요 관심사”라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CEO도 자사 블로그에 인프라 투자를 위한 법인세 인상에 찬성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바이든 정부에 힘을 보탰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인프라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하는 데 집중하는 걸 지지한다”며 “무엇에 투자할지,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 등을 놓고 양쪽 정파 모두의 양보가 요구될 텐데, 우리는 법인세 인상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CNBC 등 외신들은 아마존이 정치적 이슈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점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연설에서 “여러 허점을 이용해 연방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곳”이라고 아마존을 공개 저격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의 법인세율 인상 촉구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WSJ는 “OECD는 바이든 식의 증세 계획을 내놓을 만큼 멍청하지 않다”며 현실적으로 세계 각국의 공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27개 유럽 국가 사이에서도 헝가리 9%, 아일랜드 12.5%, 프랑스 32% 등 법인세율 범위가 다양한 데다 조세회피처의 저항이 예상돼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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