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받으며 떠난 김종인…'쓴소리' 남겼다

입력 2021-04-08 17:17   수정 2021-04-09 01:02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재·보궐선거 승리 후 하루 만인 8일 예고했던 대로 사퇴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월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이후 부임한 지 10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을 만한 여건이 만들어지면 언제든 주저 없이 물러난다고 약속했다”며 “재·보궐선거의 압도적인 승리로 정권 교체와 민생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조성됐다고 생각하고 자연의 위치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김 위원장을 영입했다. 김 위원장은 부임 직후 당명과 당헌·당규, 정강·정책 등 변경을 통해 당 쇄신을 이끌었다. 정강·정책에는 보수라는 표현을 빼는 대신 약자와의 동행, 환경보호 등을 포함시키며 중도 정당으로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태극기 부대’와 절연하는가 하면 광주 5·18 묘역을 참배하기도 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시작 단계부터 외부인사 영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후보 출마를 밀어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번 선거 승리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사퇴를 만류하지 않은 것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당 운영 방안을 두고 지도부와 김 위원장 사이의 마찰이 마지막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해 “소통이 없다” “권위주의적”이라며 독단적인 당 운영 방식에 불만의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재·보궐선거 압승에 대해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만남 등 제3지대 구축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향후 특별한 일정이 없다”면서도 윤 전 총장을 만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엔 “자연인으로 내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 42명은 이날 김 위원장의 퇴진에 맞춰 집단 성명서를 발표했다. 초선 의원들은 “우리 당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구시대 유물이 된 계파 정치를 단호히 거부하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한 팀이 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물러남에 따라 당분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을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재·보선 결과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전면적인 국정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지난 4년간 단 한번 없었던 반성과 성찰, 책임지는 정권의 모습 없이는 미래에도 천심을 얻을 날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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