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시장 취임하자… 도시재생사업지 12곳 "우리도 재개발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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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11 17:49   수정 2021-04-20 18:49

吳시장 취임하자… 도시재생사업지 12곳 "우리도 재개발 할 것"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을 계기로 박원순 전 시장의 대표적 부동산 정책인 도시재생사업이 흔들릴 조짐이다. 종로구 창신동 등 12개 도시재생지역 대표들이 “구역에서 해제해달라”는 뜻을 서울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요구에 일단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오 시장이 후보 시절 도시재생 축소를 수차례 언급한 만큼 결국 공공재개발 등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도시재생구역 해제 요구키로
도시재생해제연대는 11일 회의를 열고 도시재생지역 해제에 찬성하는 주민 동의서, 지역별 실태 보고서 등을 서울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해제연대에 참여한 곳은 서울 창신동, 숭인동, 동자동, 서계동, 장위11구역, 수색14구역, 자양4동, 일원동 대청마을, 구로1구역, 신림4구역과 경기 성남시 태평2동·4동, 수진2동 등 총 12곳이다.

해제연대는 도시재생으로는 좁은 길과 가파른 경사 등 낙후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종로구 창신동이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도시재생을 위해 1000억원가량의 세금이 투입됐지만 봉제역사관, 백남준기념관, 산마루놀이터, 채석장 전망대 등 주민 생활과 큰 상관없는 ‘보여주기식’ 건물만 지어졌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 위원장은 “벽화 그리기 등에 집중하면서 주거 여건이 더 열악해졌다”며 “길이 좁아 불이 나도 소방차가 들어올 수 없고 매년 물난리까지 겪고 있다”고 말했다. 창신동의 한 주민은 “열악한 주거환경을 견디지 못한 젊은 부부들이 떠나면서 최근 2년 사이 어린이집 세 곳이 문을 닫았다”고 했다.

해제연대에 속한 일부 구역은 도시재생 대신 공공재개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창신동, 서계동 등은 공공재개발 후보지 선정 사업에 지원했지만 예산 중복집행 등의 이유로 탈락했다. 김영옥 구로1구역 위원장은 “지난달 64%에 달하는 토지 소유자에게 도시재생 해제 동의서를 받아 구로구에 전달했다”며 “도시재생이 족쇄가 돼 공공재개발을 못 하고 있는 억울함을 오 시장에게 하소연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사업 병행 가능”
서울시는 해제 요구에 “지역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분담금과 생업 등의 문제로 부정적인 주민도 여전히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지역이어서 공공재개발 후보지에서 탈락했다”는 일부 주민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도시재생과 재개발이 병행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행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도시재생은 재개발, 가로주택 등 각종 정비사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공공재개발 후보지에서 도시재생지역이 제외된 건 이미 예산이 투입돼 ‘선도사업’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며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했다.

도시재생은 2011년 취임한 박원순 전 시장이 뉴타운 해제와 같이 추진한 사업이다. 완전 철거가 아닌, 개선과 보존을 기반으로 도시정비를 하는 게 특징이다. 2015년 서울시 도시재생 1호 지역으로 창신동을 지정하면서 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서울도시재생포털에 따르면 주거지 재생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곳은 총 32개 구역이다.
공공재개발·재건축도 흔들릴 가능성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시재생과 정비사업의 병행보다 도시재생 폐기에 무게를 실었다. 오 시장이 후보 시절 “박원순식 벽화 그리기 등 도시재생부터 손보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재생실이 축소되거나 아예 폐지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공공재개발·재건축 후보지들도 사업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 시장이 민간 정비사업 규제를 풀면 신뢰를 잃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사업을 할 메리트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공재개발 후보지는 올 1월 동작구 흑석2 등 8곳, 3월 성북구 성북1 등 16곳 등이 선정됐다. 공공재건축은 지난 8일 관악구 미성건영 등 5곳이 후보지에 이름을 올렸다. 미성건영 조합 관계자는 “후보지에 포함됐지만 추가 인센티브가 없다면 차라리 민간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장현주/신연수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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