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흉내 내며 "백신 맞았어"…BTS, 또 인종차별 당했다

입력 2021-04-13 10:43   수정 2021-04-13 11:00


칠레의 한 코미디TV쇼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패러디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칠레 코미디 TV쇼 '미바리오(MiBarrio)'에서는 코미디언 5명이 방탄소년단 멤버로 분장해 등장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은 진행자가 이들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자가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코미디언 5인은 각각 김정우노, 김정도스, 김정뜨레스, 김정꽈뜨로 등 이라고 답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에 스페인어로 숫자를 붙이며 희화화한 것. 진행자가 진짜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들은 "V", "정국", "어거스트D(슈가)", "제이홉", "진"이라고 말하며 방탄소년단을 패러디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한국어를 할 줄 아느냐. 한국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진행자의 말에 한 코미디언은 중국어 발음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진행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엄지를 치켜세우며 "나 백신 맞았어"라고 코로나19 상황에 빗대어 아시아인을 조롱했다.

이 같은 사실은 방탄소년단의 칠레 팬덤이 SNS를 통해 내용을 공유하며 알려지게 됐고, 팬들은 "인종차별은 절대 유머로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Racism is not comedy'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해당 프로그램과 출연진들을 비판했다. 또 해당 상황을 공유한 칠레 팬 계정은 방송국에도 공식적으로 항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해당 방송사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또한 인종차별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가 아닌,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상황을 유머로 승화시키려고 했다는 등의 해명 수준에 그쳐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사는 "유머는 팬데믹으로 인해 겪고 있는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도록 도와준다"며 "우리의 의도는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모욕하거나 상처주는 것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개선하며 배우고 경청할 것이다. 시청자분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위해 긍정적인 의견과 비판도 모두 수집하겠다"고 에둘러 입장을 전했다.


방탄소년단은 그간 여러 차례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미국의 한 카드 제작사가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주요 출연진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하면서 방탄소년단을 두더지잡기 게임 속 두더지로 묘사하는가 하면, 한 독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콜드플레이의 곡 '픽스 유'를 커버한 것을 힐난하며 "BTS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줄임말"이라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가 잇따르면서 방탄소년단은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지난달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기억이 있다. 길을 걷다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듣고, 외모를 비하당하기도 했다. 심지어 아시안이 왜 영어를 하느냐는 말도 들어보았다"며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한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한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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