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1분기에만 77조원 조달…기업가치 1년새 3배↑

입력 2021-04-23 17:19   수정 2021-04-24 00:26

“엄청난 현금이 번개 같은 속도로 벤처기업 투자에 소진된다. 그동안 본 적이 없는 광란 상태다.”

미국의 벤처기업 투자중개회사 EB익스체인지의 래리 앨부커크 창업자가 전한 요즘 미 투자자들의 분위기다. 올해 1분기 미국 스타트업이 투자받은 금액은 모두 690억달러(약 77조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미국 스타트업들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자금의 5배가량을 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이어진 양적완화 정책의 결과로 금리가 낮아진 데다 코로나19로 재정부양 패키지까지 ‘대포알’처럼 시장에 쏟아지다 보니 투자를 받겠다는 사람보다 투자하겠다는 쪽이 훨씬 많아졌다.

투자자들은 서로 좋은 투자처를 찾아 ‘내가 먼저 돈을 대겠다’는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속전속결로 결정해야 좋은 투자처에 돈을 투입할 수 있다 보니 심사 과정은 점점 더 간략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투자 마무리까지 수개월이 걸렸지만 이제는 며칠 만에 끝난다. 회사와 줌을 통한 회의를 하기도 전에 제안부터 넣는 성급한 투자자도 나타났다.

투자자가 줄을 잇자 스타트업들은 몇 년에 한 번 자금을 조달했던 과거와 달리 몇 달 단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자금 조달 회차를 이르는 ‘라운드’ 간의 간격이 그만큼 짧아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몸값이 치솟는 현상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털(VC) 데이터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 후기 단계 스타트업의 평균 기업가치는 작년 1분기 대비 세 배로 불어난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회계·컨설팅업체 KPMG의 집계에 따르면 1분기 미국에서만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64개나 탄생했다.

최근 벤처기업 투자 열풍이 가장 잘 반영된 사례로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가 꼽힌다. 클럽하우스는 기업가치 40억달러를 전제로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10억달러의 몸값을 인정받은 지 불과 3개월 만에 네 배로 불어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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