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칼날 피하자"…자회사 지분 줄인 GS건설

입력 2021-04-27 17:16   수정 2021-04-28 01:03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이 200여 일 앞으로 다가오자 대기업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율을 줄인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법 시행 후 400개 안팎의 기업이 규제 대상에 새로 포함될 예정이어서 향후 지분을 팔거나 사업 비중을 줄이는 곳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날 마감된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의 1099억원 규모 유상증자 청약에서 배정받은 신주(587만2195주)의 절반인 293만6480주에 대해서만 매수 주문을 넣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장외시장에서 자이에스앤디 신주인수권증서 293만5715주를 매각했다. 자이에스앤디의 지분율을 떨어트리기 위한 조치다. 다음달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GS건설의 자이에스앤디 지분율은 61.17%에서 50% 이하(42.24%)로 낮아진다.

GS건설이 자이에스앤디 지분율을 떨어뜨리려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매출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중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기업은 오는 12월 8일부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른다.

또 그 기업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자회사도 내부거래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기업 중 계열사 매출 비중이 12% 이상인 곳이 적용받는다. 자이에스앤디는 허창수 회장 등 GS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25.5%를 들고 있는 GS건설의 자회사여서 여기에 해당한다.

재계에선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 시기가 다가올수록 많은 기업이 지분 매각 등을 통해 공정위의 칼날을 피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물류를 책임지는 현대글로비스, SK그룹의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맡은 SK㈜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위에선 새 법안이 시행되면 내부거래 규제 대상 기업 수가 현재 210곳에서 598곳(지난해 5월 기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업들의 지분 매각이 본격화하면 증시의 수급 부담이 커지고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계열사를 상대로 한 사업 비중을 줄이는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기업은 이달 초 외부 기업에 계열사 구내식당 운영사업을 순차적으로 넘긴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 같은 조치에도 계열 매출 비중이 공정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급식사업을 맡은 계열사 지분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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