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방귀는 엄청난 온실가스"…'우유 대신 ○○음료' 는다

입력 2021-05-26 06:30   수정 2021-05-26 09:13


우유를 대체하는 식물성음료 시장이 국내외에서 커지고 있다. 비건(채식주의자)이나 우유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소비자도 편하게 마실 수 있을 뿐더러 친환경을 넘어선 '필환경(필수로 환경을 생각한다는 의미)' 트렌드에도 걸맞아 성장세가 가파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음료 시장 규모는 2019년 4억6240만달러(약 5188억원)에서 2020년 4억9300만달러(약 5531억원)로 6% 성장했다.

식물성음료는 유당불내증을 앓는 사람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우유 대신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유당불내증은 유당(락토스) 분해효소인 락타아제가 부족해 우유 속 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평소 우유 대신 아몬드 음료를 즐겨 마신다는 직장인 김호성 씨(33)는 "우유를 마시면 배에 가스가 차거나 설사를 하곤 해 다소 꺼려졌다"며 "아몬드나 귀리로 만든 식물성음료는 우유보다 소화도 잘되고 마신 뒤 더부룩한 느낌도 없어 편하게 마시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박상아 씨(29·여)도 "우유를 마시면 배앓이가 심한 편이라 카페에서도 우유 대신 두유를 넣어달라고 했다. 요즘은 아몬드나 귀리 같은 우유 대체음료가 나와 집에서도 커피와 섞어 마시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스웨덴 귀리음료 제조업체 오틀리 역시 우유를 먹으면 배탈이 나는 유당불내증 환자용 음료로 상품을 개발했다. 국내에서도 동서가 오틀리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해외에선 식물성음료가 '필환경'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는 이유로 시장이 더욱 급성장 중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식물성음료 시장 규모는 2019년 24억3450만달러(약 2조7315억원)에서 2020년 28억6500만달러(약 3조2145억원)로 17.7% 커졌다. 서유럽에서도 같은 기간 23억6680만달러(약 2조6555억원)에서 26억3810만달러(약 2조9599억원)로 11.5% 커졌다.

우유를 마시기 위해 기르는 젖소는 이산화탄소보다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내뿜는다. 때문에 메탄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가축 머릿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일명 '방귀세'를 추진한 사례도 있다. 2003년 뉴질랜드가 방귀세를 도입하려다 축산농가 반발로 철회했다.

젖소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은 메탄 배출뿐만이 아니다. 젖소를 방목하는 목초지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불을 질러 열대우림을 파괴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국내에선 환경적 이유보다 건강관리용으로 식물성음료를 마시는 소비자가 많은 만큼 성장세가 해외만큼 빠르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식품부문 총괄연구원은 "북미와 서유럽에선 식물성음료가 일반 우유 시장을 위협할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선 식물성음료가 환경적 메시지보다는 다이어트용·건강관리용 등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소비자 관심을 끌어 성장세를 이어나가려면 제품 포지셔닝 및 신제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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