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제훈 "연이은 19금 출연? 메시지 보고 선택했죠"

입력 2021-05-28 17:11   수정 2021-05-28 17:13



"어쩌다 보니" 19금 드라마에 연이어 출연하게 됐다. 성적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노출 때문은 아니었다.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 선보여지는 폭력적인 부분을 리얼하게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사회적인 문제를 각기 다른 드라마 문법으로 풀어낸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과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이제훈은 각기 다른 역할로 극을 이끈다. '모범택시'의 김도기는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직접 복수에 임하는 행동하는 캐릭터라면 '무브 투 헤븐'의 상구는 그루(탕준상)이 죽은 사람들의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을 돕는 조력자 역이다.

연이어 19금 작품에 출연하며 '19금 인간'이라는 반응까지 얻었지만, 이제훈은 호탕하게 웃으며 "극의 메시지를 보고 작품을 선택했다"면서 캐릭터의 비중 보다는 작품의 메시지가 의미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무브 투 헤븐'은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유품정리사 그루와 그의 후견인 상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이사를 도우며 그들이 미처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남은 이들에게 대신 전달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고 높은 완성도와 깊은 메시지로 호평을 이끌었다.

'모범택시'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무브 투 헤븐' 화상 인터뷰에 임한 이제훈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작품이 나와서 집중도가 나누어지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둘 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훈이 연기한 상구와 도기 모두 사연이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를 건넨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다만 도기는 유품을 정리하고, 도기는 복수를 대신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제훈은 이전까지의 건실하고 바른 이미지를 벗고 껄렁껄렁하고 거친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상구의 경우 불법 도박 격투기 경기를 하다가 상대방을 뇌사 상태로 만들며 전과자가 된 인물. 이제훈은 촬영 4개월 동안 운동선수처럼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고, 한껏 불량해진 눈빛으로 완벽하게 상구로 분해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이제훈은 "변신에 대한 갈증을 항상 느꼈다"며 "저와 거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거칠고 불량한, 부정적인 모습의 상구가 낯선 업무였던 유품관리사가 돼 배우고 변화하는 지점들이 저와도 맞닿는 부분이라 그런 부분에 포인트를 잡고 캐릭터를 연구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보여주는 캐릭터보다 메시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때문에 '무브 투 헤븐'에서 상구 외에 가장 탐나는 역할로 꼽은 것도 "배우 이문식이 연기했던 고인의 물품을 폐기하던 탈북자 주택 역할"이었다.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다 결국 고시원 좁은 방에서 숨을 거둔 비정규직 청년, 자식에게 버림 받은 치매 노인의 고독사, 노 부부의 존엄사, 데이트 폭력, 동성애 등 매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며 각기 다른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 '무브 투 헤븐'이었다. 이제훈은 이 중 "외롭게 살다간 독거 할머니의 이야기가 눈물이 났다"고 털어 놓았다.

"배우로서 캐릭터를 연구하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탐구하다보니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작품을 보는 것에 영향을 끼치게 되더라고요. 제가 연기하는 역할의 크기 보다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 어떤 감정을 전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무브 투 헤븐'을 보면서 저 역시 눈물이 났어요."

이제훈은 '무브 투 헤븐'을 하면서 "삶과 죽음, 그 사이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세상을 떠났을 때 '연기 잘하는 배우', '이제훈 연작 시리즈를 모았을 때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작품들을 남긴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제훈은 "앞으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 어떤 존재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미를 갖고 참여한 작품인 만큼 애정만큼이나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보다 성숙한 상도가 되길 기대해요. 불법 스포츠 경기를 하지 않길 바라고요. 그걸 하면 또 (운동에) 파이팅해야 하니까.(웃음) 뭐 작가님이 써주신다면 뭔들 못하겠어요. 다 준비하고 있으려 합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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