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社부터 빅테크까지 '메타버스 골드러시'

입력 2021-05-27 17:14   수정 2021-05-28 01:30

1849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수많은 국가의 사람이 몰렸다. 목표는 황금.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만든 골드러시의 시작이었다. 이곳에서 세계 채굴 양보다 많은 금을 캐낸 ‘포티나이너’들은 미국 경제 황금기를 이끌었다. 170여 년이 지났다. 코로나19가 인류를 덮쳤다. 인터넷 세상으로 피난을 간 인류는 또 다른 금광을 향해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지털 골드러시다.

게임회사들은 메타버스 경쟁의 선두에 서 있다. 미국 에픽게임즈가 만든 포트나이트(사진)는 협동게임에서 Z세대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게임 속 아바타들이 만나는 장소인 ‘파티로얄’을 보면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콘서트, 영화 상영, 마케팅 등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포트나이트 게임 화폐인 브이벅스 매출만 2018~2019년 2년간 90억달러(약 10조1000억원)에 달했다. 3억5000만 명이 한 달간 32억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 결과다. 기기에 상관없이 접속할 수 있는 개방성이 포트나이트의 장점이다. 에픽온라인서비스를 거치면 윈도, 맥,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등이 연결된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포트나이트에서 페이스북, 구글에 광고하는 것보다 재밌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했다. 기업용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얘기다.

‘초통령’ 게임으로 불리는 로블록스는 미국 10대들의 놀이터지만 메타버스의 대명사로 변신 중이다. 미국 9~12세 어린이 3분의 2가 로블록스를 한다. 레고 블록처럼 생긴 아바타를 이용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이다. 로블록스 스튜디오만 이용하면 손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다른 사용자가 이 게임을 하려면 개발자에게 로블록스 화폐인 ‘로벅스’를 낸다. 로블록스 사용자는 2억 명. 이곳에서만 개발자 800만 명이 5000만 개 넘는 게임을 선보였다. 지난해 127만 명이 평균 1만달러를 벌었다. 상위 300명은 10만달러 넘는 수익을 냈다.

국내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비즈니스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에 로블록스가 있으면 한국에는 제페토가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제트가 운영한다. 출시 초기엔 아바타를 생성해 옷을 입히는 인형놀이 앱 수준이었다. 지금은 한강공원, 학교, K팝 연습실 등에서 아바타끼리 친구를 맺고 동영상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제페토는 강점인 아바타 덕에 기업들이 찾는 마케팅 장터가 됐다. 구찌가 구찌빌라를 짓고 신상품을 선보였다. 나이키와 함께 내놓은 운동화 아이템은 500만 개 넘게 팔렸다. 나이키 신제품은 현실보다 가상세계에서 판매량이 더 많았다. 제페토 사용자는 165개국 2억 명에 달한다. 90%가 외국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12년 인수한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곳에서 UC버클리 학생들은 졸업식을 치렀다. 코로나19로 125년 전통 육상 페스티벌인 ‘펜 릴레이’ 개최가 어려워지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는 마인크래프트에서 디지털 경기를 대신했다. MS는 이어 지난 3월 업무용 플랫폼인 ‘메시’를 내놨다. 메시는 MS의 혼합현실 기기인 홀로렌즈2, 가상현실(VR) 헤드셋, 휴대폰, PC 등 어떤 기기로든 접속할 수 있다. 아바타를 통해 어디서나 메시가 제공하는 공간에 모일 수 있다.

SNS 강자인 페이스북도 2019년 ‘호라이즌’ 베타 버전을 선보이며 업무용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호라이즌을 가상현실과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소셜 패브릭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 소셜 패브릭은 같은 문화권의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말한다.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 게임, 대화, 운동 등 대면 활동을 대체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게 목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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