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커'송경호 대표 "약간의 불편이 지구를 살리는 길이죠"

입력 2021-06-06 17:21   수정 2021-06-07 16:59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다. 이와 함께 떠오른 단어가 하나 있다.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상품의 재사용률을 높이는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생수병의 라벨을 제거해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제로 웨이스트 제품만 다루는 가게를 201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 사람이 있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일상용품 가게 ‘더피커’의 송경호 대표(사진)다.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한 송 대표는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때는 비닐봉투를 주지 않으니 의아해하는 손님이 많았다”며 “5년 전엔 더피커 하나뿐이었지만 이제는 제로 웨이스트 가게가 전국에 120개 이상 퍼져 국민 인식도 바뀌고 있다”고 했다.

더피커에서 파는 제품은 모두 나무, 철 등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제품은 이곳에서 보기 어렵다. 제품 포장은 성분 표시가 법적으로 필요하거나, 용기가 필요한 상품들만 종이 등으로 포장해 최소화한다. 담아갈 봉투도 손님이 직접 가져와야 한다. 작은 가게지만 최근 친환경 제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작년 연매출도 전년보다 60% 늘었다.

포장이나 봉투가 없으면 손님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송 대표는 “번거롭지만 조그만 곳부터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것이 제로 웨이스트 운동의 실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판매 단계부터 포장을 최소화해야 소비자들도 쉽게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하면 매장에서 쓰레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제로 웨이스트 가게를 시작한 것은 2016년. 국제 NGO(비정부기구) 활동가 출신인 아내 홍지선 씨(더피커 공동대표)와 함께 과대포장을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 사업을 하면서 창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에는 상품을 찾는 것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그는 “일정 수량 이상은 포장 없이 판매하지 않는다는 판매자들이 많았다”며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한 끝에 공급업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했다.

더피커는 최근 기업을 상대로 제로 웨이스트 컨설팅 사업도 하고 있다. 국내 유명 화장품 업체부터 중소 규모 유통업체도 더피커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 친환경 제품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 달에 두 개 업체 이상 꾸준히 컨설팅하고 있다. 생산·유통업자인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야 환경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송 대표는 “모든 가게가 제로 웨이스트 가게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며 “중소 상공인들도 동참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기준’을 만들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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