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역사 출발지에서…효성 "수소로 제2 창업"

입력 2021-06-21 18:03   수정 2021-06-22 01:55


효성이 “수소 경제를 구축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절감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21일 내놨다. 이를 위해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연 3만90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 30만 대가 1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전국에 30곳가량 구축하고, 액화수소 충전기 등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수소 설비의 국산화도 추진키로 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수소 에너지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에너지 혁명의 근간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2년 뒤 액화수소 생산
효성중공업과 글로벌 특수가스 전문기업 린데는 이날 울산에 있는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유휴부지에서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을 했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 2월 조인트벤처(JV) 두 곳을 설립하는 투자계약을 맺었다. 신설 JV는 액화수소 생산을 하는 린데수소에너지, 수소 판매를 맡은 효성하이드로젠이다. 이번 기공식은 연간 1만3000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린데수소에너지 공장 설립을 위해 첫 삽을 뜨는 자리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으로 2023년 5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1966년 동양나일론 울산 공장에서 시작한 효성은 55년이 지난 이날 울산에 수소 공장을 짓고, ‘제2의 창업’을 선포했다. 조 회장은 “반세기 전 효성의 역사가 시작된 울산에서 100년 효성으로 나아갈 새로운 장을 열고자 한다”고 했다. 섬유, 화학 위주에서 수소로 사업영역을 본격 확대키로 한 것이다. 조 회장은 “가보지 않은 길은 누구나 두렵지만 힘겨운 첫걸음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역사가 될 것”이라며 “이번 기공식은 우리 아이들에게 맑은 하늘과 푸른 숲, 신선한 공기를 선물하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수소충전소 구축
효성이 울산을 액화수소 생산기지로 택한 것은 효성화학 용연공장에서 대규모 부생수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용연공장은 프로판을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수소가 나온다. 효성은 부생수소를 액화해 유통하면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한 것으로,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저장과 운송이 훨씬 쉽다. 또 고용량 수소 연료탱크가 필요한 대형차의 충전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기공식과 별도로 연 2만6000t의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해 총 3만9000t까지 늘릴 예정이다. 연 3만t 이상 돼야 단가를 낮춰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투자금은 5년간 1조원이다. 액화수소 판매사 효성하이드로젠은 액화수소 유통을 위해 기존 충전소보다 훨씬 큰 대형 충전소 30여 개를 설립한다. 수소트럭 등 대형차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에 여러 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액화수소 대형 충전소는 울산 지역에 두기로 했다.

효성과 린데는 ‘수소 응용기술을 통한 탄소중립 대한민국 건설’이란 비전도 밝혔다. 양사는 △수소 생산·충전 설비의 안정성과 신뢰성,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확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블루수소, 그린수소 추출 기술 개발 및 설비 국산화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개발을 통한 탄소중립 수소 사업 기반 구축 등을 3대 과제로 정했다. 효성 관계자는 “탄소 포집·재활용(CCU) 기술을 포함, 다양한 응용기술을 개발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 감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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