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 당한 Fed 위원들…주식 거래하다 비판 일자 모두 매각 [정인설의 Eye Fed]

입력 2021-09-11 04:58   수정 2021-09-11 17:20


미국 중앙은행 내 최고 매파(Fed)로 불리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사진)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Fed가 지난 1년여간 금융 완화정책을 펼쳐 결과적으로 자산 가격을 올린 과정에서 Fed 멤버 중 하나인 지역 연은 총재가 주식을 거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주식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카플란 총재가 이달 말까지 가지고 있는 주식을 모두 매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플란 총재 외에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던 에릭 로젠버그 보스턴 연은 총재도 유가증권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다. 로젠버그와 카플란은 각각 내년, 2023년에 기준금리 등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으로 참여한다. 두 사람은 주식 매각대금으로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거나 현금으로 보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로젠버그는 "개인 저축과 투자를 할 때 모두 Fed 이사회 윤리 규정을 준수했지만 이해 충돌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주식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플란도 로젠버그의 말을 되풀이했다. 두 사람 모두 지역 연은 총재로 있는 동안 주식 거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카플란 총재는 지난해부터 Fed의 금융완화 정책이 증시의 위험도를 높이고 있다며 조속한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런 발언을 하면서 카플란 총재는 주식과 펀드 등 100만 달러 이상을 사고 팔았다. 거래한 주요 종목은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과 애플, 아마존, 보잉, 페이스북 등이었다. 알리바바와 제너럴일렉트릭(GE), 쉐브론 등도 포함됐다. 카플란 총재는 우량주 중심으로 22개의 개별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다.

또 만기 5년 미만인 채권의 수익률을 추적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 팔았다. Fed는 금리 조정을 통해 단기어음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Fed 안팎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Fed가 자산가격을 상승시키는 통화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카플란 총재는 그런 Fed를 비판하면서 뒤에서는 개인적인 이익을 취했다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젠그렌은 4개의 별도 부동산 투자신탁의 지분을 보유했다. 그가 상업용 부동산의 위험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부동산 관련 상품에 투자한 것이다. 그는 또한 Fed가 주택시장 과열을 피하기 위해 국채보다 더 빨리 MBS 매입을 축소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 스핀델 리버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는 "Fed 정책들이 부자들을 얼마나 부유하게 만들었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카플란 총재 등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Fed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로 내리고 수천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국채와 모기지담보부 증권(MBS)을 매입했다. 현재까지 매달 800억 달러의 국채와 400억 달러의 MBS를 매입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