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클럽이 왜 헛돌지…혹시 헌 장갑 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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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9-23 15:48   수정 2021-09-23 15:50

어? 클럽이 왜 헛돌지…혹시 헌 장갑 끼고 있나요


골프 시즌이 반환점을 돌아 성수기인 가을로 접어들었다. 봄·여름 손맛을 이어가려면 본격적으로 라운드 일정을 잡기 전에 클럽 상태를 중간점검할 때다. 소나기에 흠뻑 젖은 아이언을 트렁크에 넣은 뒤 방치했거나, 딱히 관리 없이 사용해왔다면 클럽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립
그립은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이다. 고수일수록 그립의 상태에 민감한 반면 주말 골퍼들은 그립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십상이다. 클럽을 교체하기 전까지 그립을 한 번도 교체하지 않는 골퍼도 수두룩하다. 1년에 스무 번 이상 라운드를 하는 아마추어 골퍼 중 30% 정도만 그립을 교체해봤다는 골프 그립 제조업체 골프프라이드의 조사 결과도 있다. 김용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는 “그립은 저가 소모품에 속하지만 스코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년 또는 40회 라운드 후 그립을 교체하라고 권한다. 상대적으로 그립을 약하게 쥐는 여성 골퍼는 2년에 한 번 그립을 갈아주면 좋다. 백스윙 톱에서 그립이 손에 붙지 않거나 그립 표면 상태가 반질반질해도 바꿀 때가 됐다는 신호다. 찢어지거나 작은 홈이 생겨 그립이 손상됐을 경우에도 과감히 바꿔야 한다.

관리도 중요하다. 라운드 후 물수건으로 그립을 닦아주면 그립 수명이 길어진다. 세제 등을 묻힌 천으로 문지른 뒤 미지근한 물로 행구고 말려도 된다. 가장 좋은 그립은 쥐었을 때 가장 편안한 그립이다. 골프 그립은 크게 실그립과 고무그립으로 나뉘는데, 고무그립은 마모가 빠른 대신 밀착감이 좋다. 고무 소재에 실을 넣어 만든 실그립은 마모가 적은 대신 딱딱하다. 김용준 프로는 “비싼 그립 한 개 살 돈으로 싼 그립을 더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웨지
퍼터, 드라이버만큼이나 자주 쓰는 게 웨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 중에선 2~3주마다 웨지를 교체하는 선수도 있다. 아무리 오래 써도 한 시즌을 넘기지 않는 게 웨지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웨지 교체 주기는 아이언과 비슷하다. 웨지를 ‘아이언 세트’의 구성품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웨지는 짧은 거리에서 공을 세울 때 쓰는 클럽인 만큼 그루브 상태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그루브는 웨지 클럽 헤드에 파여 있는 홈을 말한다. 공이 클럽 헤드와 맞닿을 때 마찰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웨지의 수명은 대부분 그루브 상태와 연관돼 있다. 잘 맞았다고 생각한 공의 런(run)이 많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그린 위 낙구 지점에 볼마크가 깊게 파였는데, 볼마크에서 7~10발짝 이상 떨어진 곳에 공이 멈춰선다면 웨지 교체 시기가 다가왔다고 봐야 한다.
○장갑
장갑 역시 자주 바꿔야 하는 소모품이다. 김용준 프로는 “흰 장갑이 연탄처럼 까매졌는데 이를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내미는 골퍼들도 있다”며 “장갑도 그립과 마찬가지다. 비싼 것을 사지 않아도 된다. 저렴한 제품으로 자주 교체해주는 게 더 효과가 좋다”고 했다.

그립 시 클럽이 헛도는 느낌이 든다면 새 장갑을 꺼내야 한다. 클럽을 쥐는 손바닥 부분이 매끈해지거나 표면이 닳아도 아끼지 말고 새 장갑으로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헌 장갑’을 연습용 장갑으로 사용하는 골퍼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헌 장갑을 과감히 버리고 연습도 새 장갑으로 하라고 권한다. 김용준 프로는 “낡은 장갑은 미끄럽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그립을 꽉 쥐게 된다”며 “원래 쥐던 세기로 클럽을 잡을 수 없어 일관된 스윙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샤프트
많은 골퍼의 클럽 샤프트가 겉은 괜찮아 보여도 속은 상해 있는 경우가 많다. ‘우중 라운드’를 마친 뒤 대부분의 골퍼가 클럽이 젖은 채로 트렁크 안에 두기 때문이다. 클럽이 비를 맞았다면 캐디백에서 클럽을 모두 꺼내 말려야 하는데, 이를 실천하는 골퍼는 매우 드물다. 클럽을 방치하는 동안 샤프트 안에는 녹이 슬게 되고 샤프트의 탄성은 떨어진다. 스윙을 제대로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그라파이트 샤프트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 그라파이트는 탄소섬유를 실로 뽑아 촘촘하게 엮은 뒤 이를 말아서 만든 샤프트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트렁크에 오래 방치하면 감아 놓은 탄소섬유가 늘어지거나 처져 탄성을 잃는다. 전문가들은 퍼터와 웨지를 제외한 클럽은 적어도 4~5년에 한 번씩 교체하기를 권한다. 1년 40회 이상 라운드를 하는 ‘마니아 골퍼’라면 2~3년으로 주기를 당기는 것이 좋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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