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기 에이비온 대표 "폐암 신약 연내 美 임상 2상"

입력 2021-09-28 17:22   수정 2021-09-29 01:14

에이비온이 개발 중인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ABN401)에 대한 임상 2상이 올해 말께 미국에서 시작된다. 올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2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지 약 1년 만이다.

신영기 에이비온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과 호주에서 시행한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에선 1상을 건너뛰고 곧바로 2상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논의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BN401은 기존 폐암 치료제의 맹점으로 꼽히는 내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신약 후보물질이다. 모든 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은 암세포 크기에 따라 소(小)세포폐암과 비소(非小)세포폐암으로 나뉜다. 폐암 환자의 80%는 비소세포폐암을 앓는다. 매년 이 암에 걸린 환자가 170만 명씩 나오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이레사, 스위스 로슈의 타쎄바 등 여러 치료제가 나왔지만, 이들 약을 쓴 환자의 상당수는 내성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암세포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는 탓이다.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C-Met)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는 게 대표적인 예다.

ABN401은 C-Met가 활성화되는 걸 막는 식으로 폐암을 치료한다. 기존 약에 내성이 생기는 걸 막아줄 뿐 아니라 이 물질 자체도 폐암 치료 효과가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근 이뤄진 호주·한국 임상 1상에선 ABN401을 단독 사용한 환자 10명 중 2명에게서 종양 크기가 50% 이상 줄어드는 ‘부분관해’가 관찰됐다. 임상 1상의 본래 목적인 안전성도 검증됐다. 투약 용량을 늘려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다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에이비온은 인터페론베타 기반 신약을 폐암 치료제 다음 타자로 꼽았다. 인터페론베타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나지만 제조 과정에서 잘 엉겨붙는 탓에 대량생산이 쉽지 않았다. 에이비온은 이 물질에 당을 더하는 방식으로 엉겨붙는 정도를 낮췄다. 그 덕분에 기존 방식 대비 생산수율이 80배 이상 높아졌다.

에이비온은 이 물질을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개발해 내년 상반기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임상용 제품 생산을 담당한다. 신 대표는 “인터페론베타에 암 조직을 겨냥하는 항체를 달아 여러 암에 쓸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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