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덮친 밥상물가

입력 2021-11-16 17:06   수정 2021-11-24 16:13

서울 송파구에서 자취하는 3년 차 직장인 박모씨(28). 그는 몇 달 전부터 개인 블로그에 매주 ‘식비 가계부’를 쓴다. 매 끼니 먹은 음식을 사진으로 찍고 그 비용을 기록하며 한 달에 35만원을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는 “물가가 올라 혼자 사는데도 식비 지출이 크게 늘었다”며 “주변 자취 직장인들끼리 식비를 아끼는 방법을 공유하는 대화방도 생겼다”고 했다.

최근 블로그, SNS,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식비 줄이기’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를 활용해 요리하는 ‘냉장고 파먹기’, 남은 치킨 활용해 두 끼 먹기, 반찬 소분해 냉동하기 등 식비 절약 비법을 공유한다.

나홀로족이 ‘먹는 것’에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 이유는 연초부터 치솟는 밥상물가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9년9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3.2%)을 보였다. 같은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11월(3.3%) 후 6년11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대표적 서민음식인 라면가격은 1년 새 11.0% 올라 12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식재료 등 장바구니 물가가 상승하면서 외식업체도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1인 가구인 김모씨(30)는 “요리를 하지 않아 주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데 최소주문 금액을 채우고 배달비까지 하면 한 번에 2만원 이상 든다”며 “라면, 국수 등 1인 가구들이 즐겨 먹는 음식도 줄줄이 올라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식료품 물가 상승은 특히 1인 가구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0년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부담을 느끼는 지출 항목은 1위 주거비(35.7%) 다음으로 2위가 식비(30.7%)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가 상승하면 홀로 의식주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1인 가구에는 타격이 더 클 수 있다”며 “의식주 가운데 당장 줄일 수 있는 식비부터 줄여야겠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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