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3600까지 내다봤다. 지금까지 내년 연간 전략 리포트를 낸 증권사의 코스피지수 상단 전망치 중 가장 높다.
KB증권은 “연말·연초 미국 중앙은행(Fed)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시장의 출렁임이 반복될 수 있다”면서도 “이 시기를 지나면 우려는 바닥을 찍을 것이고, 내년 하반기엔 경기 사이클도 반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는 기업 이익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좋았음에도 긴축 우려가 시장을 억눌렀지만 내년에는 밸류에이션 되돌림으로 강한 ‘반등 랠리’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가장 낮은 상단(3150포인트)을 제시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코로나19 이후 서비스업 중심의 경기 회복은 선진 시장에 유리하다”며 “내년 코스피지수는 과거와 같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NH투자증권은 “경기민감주 중 반도체, 자동차, 은행과 위드 코로나로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은 유통, 항공 업종을 추천한다”며 “장기 테마로 메타버스 관련 업종인 엔터·미디어, 인터넷과 환경 관련주, 낙폭 과대 기회주인 바이오에서 초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 곳 중 다섯 곳이 SK하이닉스를 유망 종목으로 지목했다. 삼성전자를 유망 종목으로 제시한 건 네 곳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정보기술(IT) 공급망 차질 완화로 메모리 업황이 내년 2분기부터 정상으로 회귀할 전망”이라며 “폴더블 스마트폰 수요 호조로 스마트폰 사업부(IM)의 실적 개선 기대도 가능하다”고 했다.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주도 공통적으로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말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지분율은 31%대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외국인의 추가적인 순매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 여부는 제조업 상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외국인은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의 셧다운과 중국 전력난 이슈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며 “투자자들은 중국과 유럽 에너지 위기에 따른 제조업 생산 차질이 악화될 것인지, 정점을 지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경기 회복의 온기를 누릴 수 있는 국내 종목은 어떤 게 있을까. DB금융투자는 “내년 하반기 선진국에서는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며 실질 소비력이 제고되고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며 “강(强)달러로 구매력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 한국 수출 증가율이 반등하면 범용 소재인 순수 화학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콘텐츠처럼 공급망이 특정 지역이나 국가로 국한되지 않는 산업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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