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출퇴근·맥주무제한·요가'···스타트업의 기업문화가 아니다 [스타트업 스케일업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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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23 10:08   수정 2021-11-23 10:10

'반려동물과 출퇴근·맥주무제한·요가'···스타트업의 기업문화가 아니다 [스타트업 스케일업 스토리]

[한경잡앤조이=정성현 라이너 COS] 2021년의 라이너 팀은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다음 게임을 위해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했고 이를 위해 새로운 동료들을 맞이하게 되며 팀원이 10명이 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팀이 성장하면서 라이너가 여러 개의 미션팀으로 달리는 회사 구조를 위해 어떤 시도를 했고, 지금은 어떻게 일 하고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라이너의 경우 회사의 정체성과 문화를 명확히 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구조와 리추얼을 진행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리더의 리소스 문제와 성장 방정식의 한계
팀원이 10명이 넘자 기존의 팀 운영 방식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중 가장 큰 두 가지는 다음과 같았다. 첫 번째 문제는 목표와 팀원 개인의 업무에 대한 체크인이 어려워진 것이었다. 팀원들의 집중과 정렬을 위한 주간 피드백 미팅은 약 30분간 진행되었는데, 팀원이 늘어나자 주간 피드백 미팅으로 CEO의 하루 스케줄이 꽉 차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회사 및 제품에 대한 이해가 높은 팀원들을 메신저로 지정해 회사 맥락을 같은 직군의 동료들에게 전파하는 메신저 미팅으로 주간 피드백 미팅의 기능을 대체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이 방법은 리더의 시간적 부담을 줄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메신저들이 듣고 전파하는 과정에서 맥락이 일부 소실되거나 전달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잡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 대체되었다.

두 번째는 성장 방정식의 한계를 느끼게 된 것이다. 팀이 커지며 각 지표에 대한 오너십을 가진 팀원들을 지정해 지표를 중심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구조를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프로젝트에서 동시에 여러 가지 항의 개선에 도전하는 것이 더 큰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일이 생겼다. 그리고 제한된 리소스 내에서 해결 가능한 이슈들 위주로 일을 하다 보니 큰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들을 놓치게 된다는 팀원들의 의견도 있었다. 돌아보면, 이는 당시의 팀 규모가 성장 방정식의 여러 항을 목표로 하기에는 작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리더의 매니징에 의존해야 하는 한계를 극복하고 UGM의 3가지 핵심(올바른 목표 선택, 집중과 정렬, 학습을 통한 개선)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통제가 아닌 맥락을 기반으로 팀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한 변화이다. 맥락을 기반으로 움직이기 위해 우리는 회사가 추구하는 철학과 문화를 명문화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구조와 리추얼을 팀원들의 참여와 여러 차례의 피드백을 거치며 함께 만들었다.

회사의 철학 - 미션, 비전, 핵심가치 재정의
라이너는 라이너 서비스를 시작하던 때부터 초개인화된 인터넷이라는 미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는 담지 못 하는 말이었다. 그래서 2021년 1월, 라이너 팀은 위 두 가지를 담을 수 있는 의미를 함께 정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답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위 화면은 지금으로부터 약 6년 전인 2015년 1월, 두 창업자가 라이너를 만들기 전 발표할 당시의 화면이다. "초개인화된 인터넷"은 하이라이팅 서비스를 하다가 잘되는 것을 보고 떠올린 것이 아니다. 처음에 라이너를 시작할 때부터 가진 미션이었다. 다만, 그동안은 분홍색 하이라이트인 "Highlighted WWW"에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라이너는 그것을 위한 이유이자 노란색 하이라이트인 "Make people understand things faster"를 추구하기로 했다. 그래서 새롭게 정의한 라이너 팀의 미션은 다음과 같다.

"Help People Get Smart Faster."

새롭게 정의된 미션을 바탕으로 3월에는 팀의 핵심가치 및 인재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왜냐하면 우리가 미션을 이루는 과정에 모호하고 불안정한 상황이 많을 것이고, 일을 더 빠르게 잘하려면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어줄 지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라이너 문화 TF의 주도로 우리 팀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 현재 팀원들의 탁월한 점을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비슷한 내용끼리 분류하는 과정을 거치자 라이너 팀원들의 공통점과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 명확해졌다. 하지만 너무 많은 내용을 전부 담을 수는 없기에, 기억하기 쉽고 일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끔 이내용을 품을 수 있는 말로 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Help people get smart faster"를 세 부분으로 나눈 "Help People", "Get Smart", "Faster" 를 각각 핵심가치로 정의했다.



세 가지 핵심 가치는 이후에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담은 10가지 문장으로 정리되었으며, 우리는 이를 라이너다움 10원칙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는 우리가 어떤 성향의 조직인지 말해주는 이 가치들을 중심으로 채용, 평가, 보상 등의 인사 제도를 만들고, 시행하고 있다. 그에 대한 예시로, 라이너 팀에서는 반기마다 동료 피드백을 통해 라이너 문화를 탁월하게 실천한 팀원을 선정해 시상하고 감사를 전하고 있다.

맥락을 이어주는 구조와 리추얼
다음으로는 회사의 맥락을 이어주며, 팀원들 개개인이 UGM의 3가지 핵심(올바른 목표 선택, 집중과 정렬, 학습을 통한 개선)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구조 및 리추얼을 몇 가지 소개한다.
첫 번째는 MAV이다. 우리는 회사가 집중할 단 한 가지 목표를 담은 문장을 앰비션이라 이름 붙이고 미션, 비전과 함께 MAV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MAV는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북극성 역할을 한다. 회사의 엠비션은 분기마다 설정하며, 엠비션을 위해 이루어져야 하는 핵심 결과들을 리더십에서 내러티브 형태로 발표한다. 발표된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각 팀원은 스스로 개인의 핵심직무와 관련된 분기 목표인 엠비션을 세우게 된다. 그리고 매주 같은 직군의 동료들과의 위클리 미팅을 할 때 진척도, 셀프 피드백 및 이번주 목표를 위한 계획을 공유하며 체크인 한다. 매 분기 종료 전에는 회사, 개인 엠비션, 엠비션 시스템에 대한 회고를 각각 라이너 타운홀 미팅, 플래닛 위클리 미팅, 설문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하이라이트 워크다. 목표 설정에서 중요한 것 세 가지는 적절한 목표 설정, 정기적인 체크인, 목표를 위한 덩어리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이라이트 워크는 이 중 목표 설정과 집중 업무 시간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개인별 분기 엠비션을 위한 세부 목표를 주차 별 하이라이트 워크로 설정하는 것과 하루 최대 2시간까지 하이라이트 워크에 집중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동료들의 하이라이트 워크 중에는 몰입을 위해 배려하며, 그에 대한 행동 중 하나로 메신저 답장이 다소 늦더라도 이해하려 한다. 이 구조는 일의 다양한 맥락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것은 주기적인 전사 회의다. 앞서 언급한 일부 팀원들이 참여해 회사의 맥락을 전파하는 메신저 미팅은 모든 팀원이 참여하는 주간 회의인 위클리 태그업으로 대체되었다. 이 회의는 매주 월요일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목표를 중심으로 팀이 집중 / 정렬된 채 달릴 수 있도록 돕는 목적을 갖는다. 회의에서는 회사의 이번주 목표 달성 현황, 프로젝트 현황 및 과정에서의 배움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진다. 매월 첫 번째 월요일에는 위클리 태그업 대신 "라이너 타운홀 미팅"이라는 월간 회의를 진행한다. 라이너 타운홀 미팅에서는 MAV가 유효한지 확인하고 지난달 진행한 일들의 임팩트와 성과를 공유한다.

또, 라이너 팀의 기능 조직(플래닛)의 목소리와 월간 유저 피드백이 공유된다. 전사 회의를 통해 팀원들은 각자의 업무가 회사가 하는 일의 어떤 부분에 해당하는지,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된다. 회의는 사전에 작성된 회의록을 바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휴가 등으로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도 회의록을 보며 회사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늘어지는 업무 브리핑이 되지 않기 위해 정해진 시간 내 핵심을 위주로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팀원들 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자유 질의 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요가는 기업 문화가 아니다
조직 문화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는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출근, 무제한 맥주? 이것들은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드는 것의 일부일 수는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조직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일을 잘하는 법'이라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우리의 가설이 작동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의 벤 호로위츠도 그의 책 하드씽에서 복지와 문화는 구분해야 한다는 말을 한 바 있다.

"요가는 기업 문화가 될 수 없다. 요가는 사업을 추진하고 영구히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핵심가치를 정립하지 않는다. 요가는 사업 목표와의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은 하나의 특전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라이너는 문화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잘 가꿔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라이너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며, 우리만의 방식이 정답이라 말하는 것 역시 아니다. 일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는 국내 유니콘 또는 실리콘밸리의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지만, 모방에서 끝나면 창조는 없기 때문이다. 팀에서 일어나는 일과 조직의 역학 구조를 잘 관찰해 문제를 발견하고, 팀원들과 함께 고민해 그 회사에 맞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 일하며 느낀 배움 중 하나다. 그래서 오늘의 나는 COS로서 라이너 팀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를 "라이너가 성장함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며, 라이너 팀 전체가 하나의 팀으로 더 잘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 정의했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고객으로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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