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車 업계 '인력 쟁탈전'…입사때 40만엔 준다

입력 2021-11-26 17:06   수정 2021-11-27 01:05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제조업과 물류업 외식업을 중심으로 인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가 정상궤도에 오르기 전에 일찌감치 인력을 확보해두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입사만 해도 400만원이 넘는 현금을 주는 회사까지 나왔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9월 말 기준 2200명인 기간제 근로자를 2600~28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과 같은 수준이다. 직원을 구하기 어려운 심야시간대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입사할 때 주는 일시금을 20만엔(약 206만원)으로 두 배 올렸다.

또 다른 자동차 업체인 스바루도 입사 지원금을 40만엔으로 두 배 인상했다. 기간제 근로자를 350명 늘리기로 한 마쓰다는 일당을 8770엔으로 9% 올렸다.

제조업계도 물류업계도 ‘인력 확보전’
일본 자동차업계가 인력 쟁탈전에 나선 것은 연말을 한 달여 앞두고 올해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을 급격히 늘리고 있어서다. 반도체와 부품 부족으로 일본 8대 자동차 업체의 생산량은 당초 목표보다 287만6000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제 근로자는 기업이 3~6개월간 기간을 정해두고 직접 고용하는 계약사원이다. 자동차 등 제조업체들이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주로 채용한다. 일본 자동차 공장 근로자의 10%가량이 기간제 근로자로 추산된다.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기업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초 기간제 근로자 채용을 일시 중단했다.

생산 인력 확보는 대부분의 제조업계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인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10월 제조업계의 평균 시급은 1336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뛰었다.

물류업계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현장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아마존재팬은 계약직 사원의 시급을 1200엔으로 인상했다. 수도권 물류작업 근로자의 평균 시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바현에서 물류시설을 개발하는 일본GLP는 이 지역의 주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보육소까지 설치했다.

외출과 회식이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외식업계의 아르바이트 직원 확보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자카야 체인 요로노타키는 이달부터 도쿄 신주쿠와 이케부쿠로 직영점의 아르바이트 시급을 1200엔으로 4~8% 올렸다. 취업정보 사이트 마이나비에 따르면 10월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의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1103엔으로 작년보다 15엔 올랐다. 200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기시다 내각 ‘관제 춘투’ 계승
코로나19 여파로 9월 기준 일본 외식업계 종사자는 207만 명으로 2019년 9월보다 55만 명 줄었다. 비정규직 근로자도 2059만 명으로 140만 명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제조·물류업계와 외식업계의 인력 확보 경쟁이 비정규직 고용 확대와 처우 개선으로 이어져 경기 회복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규직 임금도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재계에 올해 임금을 3% 이상 올려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정규직의 급여를 올려 자신의 간판 정책인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노조의 임금 협상을 전면 지원하는 ‘관제 춘투’를 이어가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관제 춘투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정부가 2014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임금 인상률 3%’라는 구체적인 수치도 내걸었다. 그 결과 아베 총리 집권 기간인 2014~2020년 대기업의 평균 임금 인상률은 2.18%로 7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얼어붙은 올해 인상률은 1.86%로 2013년 이후 처음 2%를 밑돌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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