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퇴설' 등 끊임없는 내홍 겪는 野…삐걱대는 정권교체

입력 2021-11-30 14:41   수정 2021-11-30 14:4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이른바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자 묵언 시위를 통해 존재감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당이 이 대표의 당대표직 및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까지 점치면서 상대 당의 '파국'을 기대하고 있음에도, 야권에서는 계속해서 이 대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승리를 따놓은 것 마냥 자리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인사들은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대표가 당무우선권을 가진 윤석열 후보 앞에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대표는 매일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내는 것인가. 나는 헌정사상 이런 야당을 본 적이 없고 이런 야당 대표를 만난 적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가 최악의 방역 실패 상황을 만들었음에도 집권을 꿈꾸는 야당 대표는 안 보인다. 그는 지금 집권을 꿈꾸는 야당 대표인가. 정권교체를 포기한 야당 대표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 캠프에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은 "역사는 누구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똑같은 이유로 개혁도 누가 독점하거나 소유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윤석열 후보는 지금 비교적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에서 제일 나쁜 일은 역사와 개혁을 독점하려고 하는 일이다. 정치인이 국민 앞에서 오만해질 때 벌어지는 심각한 부작용"이라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김태흠 의원은 대선후보, 당대표, 선대위 핵심 인사를 모두 싸잡아 "국민의힘은 당신들만의 당이 아니다. 정권교체는 여러분들만의 소망이 아니다. 제발 정신 차려야 한다"고 비판하면서도, "이견이 있다면 자신의 사욕과 자존심을 다 버리고 선대위에 녹여내라"며 결국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왔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 대표는 그동안 SNS와 방송을 통해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윤석열 후보 뒷통수 치기밖에 하지 않았다"며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 땀 흘려 지은 농사에 불을 질렀다. '관종' 이준석은 그냥 두자. 중대 결심 그런 거 안 해도 상관없고 그냥 푹 쉬라"고 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평소 윤 후보에 대한 비판을 계속해왔지만 이번에는 "이 대표 없이는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당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캠프가 잡탕이 됐다.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며 "당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 망친다.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중진들이 몰려다니면서 당대표를 저렇게 몰아세우니 당이 산으로 간다. 밀려난 중진들이 대선보다 자기 살길 찾기에 정신이 없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내홍을 더할 나위 없이 반기는 분위기다. 혼란을 틈타 윤 후보에 대한 공세도 빼먹지 않았다.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은 강훈식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준석 대표가 화날 만하다. 사실은 대표 패싱이라는 것은 되게 무서운 것"이라며 "이 대표를 옹호하고자 말하면 '할 만큼 했다'고 본다. 물론 나이로 보면 후배지만 그래도 당대표이고 본인이 대통령 후보가 된 것에 대해 충분히 지원할 의사가 있는 대표에게 예의가 없는 게 아닌가 이런 게 후보로서 단점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 대표의 사퇴설도 거론했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후보의 공식 일정과 관련돼 당과 후보의 상의가 없었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며 "결국 이런 패싱 논란이 선대위 구성 때부터 계속됐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가 '그러면 여기까지다'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만둘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해석을 할 수 있는 말을 남긴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갈등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윤 후보의 충청권 방문 일정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낸 이후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다음날인 오늘 이 대표는 예정된 일정을 모두 당일 취소해버리는 등 예기치 못한 모습을 보이며 종적을 감췄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및 당대표직 사퇴 등 '중대 결심'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로선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언론사 주최 포럼 참석, 오후 3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참석, 오후 6시에는 라디오 인터뷰에 응할 예정이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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