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이 자체 콘텐츠 가치사슬(밸류체인)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각 통신사가 산하에 둔 영상·음악 콘텐츠 플랫폼과 인터넷TV(IPTV), 케이블TV 등을 총동원해 콘텐츠 시대 시장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유망 웹툰·웹소설 등 원천 IP를 발굴하면 콘텐츠 제작사가 이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온라인스트리밍플랫폼(OTT)·IPTV·케이블TV 등을 통해 공개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콘텐츠 가치사슬이 영상 제공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특정 콘텐츠 배경 음악을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독점 제공하고, 관련 게임을 자사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다.
각 통신사가 이 같은 움직임에 나서는 것은 유망 IP를 쉽게 확보하고 IP 활용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똑같은 IP라도 어떻게 가공해 어느 플랫폼에서 제공하는지에 따라 수익 구조가 확 달라진다”며 “통신사가 콘텐츠 가치사슬을 내재화하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모바일·IPTV·케이블 시장에서 상당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엔 원스토어가 스튜디오웨이브와 IP 공동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스튜디오웨이브가 기획한 영상물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웹툰과 웹소설을 제작하고, 스튜디오웨이브는 원스토어가 보유한 웹툰·웹소설 IP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한다. 이 콘텐츠는 웨이브에 오리지널 드라마·영화 등으로 공개된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순환구조를 TV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제작 영상을 SK브로드밴드의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로 활용하고, 미디어에스의 케이블 채널에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이 가치사슬을 메타버스 사업에 활용할 전망이다. SK스퀘어는 최근 국내 최초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900억원을 투자해 코빗 지분 35%를 인수하고, 3차원(3D) 디지털휴먼(가상인간) 제작사 온마인드에 80억원을 투자해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SK스퀘어가 온마인드와 함께 유망 IP 기반 가상인간을 구현하고, 가상 ‘셀럽’을 만들어 플로나 웨이브 등을 통해 오디오·영상 분야 인기 아티스트로 육성할 수 있다. 웨이브·플로·원스토어의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제작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코빗에서 거래하도록 할 수도 있다.
KT는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내년 중 오리지널 콘텐츠 15편가량을 제작할 계획이다. 2023년부터는 연간 20여 편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IP를 100여 개 확보하는 게 목표다. 글로벌 진출에도 나선다. KT는 3일 디지털 방송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사 알티미디어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KT 그룹사로 편입했다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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