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감속기' 에스피지…"내년 수출량 2배로 늘릴 것"

입력 2021-12-06 17:19   수정 2021-12-07 00:54

감속기는 산업용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웨이퍼로봇, 반도체검사장비 등 반도체 공장과 자동화 설비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제2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 중 하나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감속기 시장은 일본 기업 점유율이 90%에 달했지만, 지금은 국내 감속기 업체 에스피지(SPG)의 영향으로 5%대로 떨어졌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에스피지는 세계 25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10대 감속기 업체다. 1991년 설립된 이 회사는 30년 만에 매출이 20억원대에서 현재 4000억원 대로 200배 증가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70%에 이른다.
고정밀 감속기 수요 높아
감속기는 회전운동을 하는 모터에 기어를 연결해 원하는 힘과 속도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모터에서 나오는 높은 에너지를 쉬지 않고 수만 시간 전달해도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변형과 파손이 없도록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모터보다 만들기 어려운 부품으로 꼽힌다. 감속기가 소형화, 정밀화되면서 물류 자동화 설비뿐 아니라 2차전지 생산 장비, 반도체 장비, 의료장비 등에서 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여영길 에스피지 대표는 “일본 업체가 오랜 기간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폭리를 취했으나 에스피지가 1995년 국내 최초의 감속기를 내놓으면서 감속기 가격이 50%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본 업체가 강점을 보여온 반도체 검사장비, 공작기계 및 산업용 로봇 등에 쓰이는 정밀 감속기 시장에서도 ‘독립’을 선언했다. 국내 최초로 2018년에 중대형 정밀감속기인 SR감속기를, 지난달에 초소형 정밀감속기인 SH감속기를 잇달아 상용화하면서다.

전 세계 감속기 사장 규모는 약 20조원. 이 회사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정밀 감속기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 대표는 “현재 고정밀 감속기 생산 공장의 가동률은 100%로 지금 수주해도 4~5개월 뒤에 납품이 가능할 정도로 주문이 밀려 있다“며 “내년 수출 물량은 올해의 두 배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25개국 수출
에스피지는 감속기가 부착된 모터(기어드모터)도 판매하고 있다. 양문형 냉장고 얼음분쇄기용 모터의 경우 전 세계 시장 점유율 80%로 1위 공급사다. 공기청정기용 저소음 저진동 고효율 모터를 비롯해 오븐기용 환기모터도 생산한다.

전체 매출의 수출 비중은 70%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출 비중이 과거 60%였지만 지금은 5%에 불과할 정도로 판매처가 다변화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 일렉트로룩스, 보쉬 등에도 납품한다. 맥도날드의 음료자판기, 코카콜라의 스마트 자판기인 ‘프리스타일’에도 이 회사 제품이 들어간다. 독일 고속철도 ICE와 국내 삼성·아산·성모병원 등의 최고급 의료용 침대에도 사용된다. CJ대한통운 쿠팡 등 물류센터에서도 물류이송장치용 감속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에스피지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도해 설립한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내 산업·기계·부품분야 기업 협의체(자율형 MC)에 가입해 연구개발 등에서 협업 성과를 내고 있다. 산단공은 이 회사의 감속기 개발 자금도 지원했다. 김정환 산단공 이사장은 “산단공은 산단 입주 기업들의 역량 강화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으며 연구개발 지원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산업단지를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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