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장기 파업에…현대차 등 돌렸다

입력 2021-12-14 17:12   수정 2021-12-22 15:54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동조합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납품 차질이 발생하자 주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는 일부 차종에 기존 한국타이어 대신 경쟁사인 금호타이어 제품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로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물류난, 원자재값 상승에 더해 노조 파업이 겹치며 한국타이어의 4분기 실적 전망까지 어두워졌다.
완성차 고객사 이탈 시작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북미 수출용 차량에 장착하던 15인치 한국타이어 제품 수급이 어려워지자 금호타이어 제품을 병행 사용하기 위해 장착 테스트를 실시했다. 16인치 수출용 타이어에 대해선 금호타이어 제품 물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아반떼, 그랜저, 싼타페 등에 한국타이어 제품을 써 왔다.

현대차의 타이어 교체는 한국타이어 노조의 파업이 끝나기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한국타이어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회사가 기본급 5% 인상, 성과급 5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6%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타이어 노조는 올해 처음으로 직선제로 위원장을 선출했다”며 “첫 직선제 위원장이다 보니 회사와의 협상보다 강경 투쟁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달 16일부터 대전공장, 금산공장에서 부분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24일부터는 전면파업으로 확대했다.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은 작년 기준 한국타이어 매출의 38.7%를 담당했던 곳이다. 전면파업이 3주째 이어지면서 생산은 물론 출하까지 막혀 공급이 완전 중단된 상황이다. 현대차 등 여러 고객사가 대체품을 찾기 시작한 배경이다. 한국타이어는 아우디, BMW,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공장은 이미 적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은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올 3분기 대전·금산공장은 전년 대비 매출이 7.6%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물류대란 여파로 미국, 유럽 등 현지 공장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다.

3분기 한국타이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도 작년보다 각각 3.0%, 19.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9.9%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로 신차용 타이어 수요가 줄어든 데다 원자재 가격마저 오른 영향이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매출 목표를 7조원 이상으로 잡았지만, 노조 파업으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타이어 교체 수요가 많은 연말 성수기를 놓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더라도 생산라인 정상화에 필요한 시간과 이달 마지막 주 휴업을 감안하면 이번주 파업이 끝나지 않을 경우 올해 공장 재가동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따라 월급이 깎인 노조원 사이에선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노조원은 “임금협상으로 월급을 더 받기는커녕 파업 탓에 월급이 줄어들게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조속히 임금협상을 마무리하고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와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계획이다. 3분기 18인치 이상 타이어 비중은 36.4%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늘었다. 미국, 유럽, 한국에선 제품 가격도 인상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4분기부터 선진 시장에서 선별적으로 추가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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