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날개' 단 삼양, 세계서 날아오르다

입력 2022-01-10 17:54   수정 2022-01-18 15:26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수출기업으로 비상하고 있다. 2016년 36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6400억원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연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삼양식품의 재도약을 이끈 주인공은 불닭볶음면 개발에 깊숙이 관여한 김정수 부회장이다. 그는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불닭은 이제 시작”이라며 “글로벌 매운면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불닭 신화’ 앞세워 제2의 도약
김 부회장은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자의 5녀2남 가운데 장남인 전인장 회장의 부인이다. 그는 ‘불닭 신화’로 삼양식품을 다시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닭볶음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다름 아닌 김 부회장이다. 그는 2011년 초 딸과 함께 서울 명동의 매운 찜닭 음식점을 찾았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보고 라면에도 강한 매운맛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1년간 매운 소스 2t, 닭 1200마리를 사용해 연구를 거듭한 끝에 한국식의 ‘맛있게 매운 소스’를 개발했다.

2012년 4월 판매를 시작한 불닭볶음면은 초기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매운 라면일 뿐이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역주행이 시작됐다. ‘영국 남자’로 알려진 유튜브 스타 조시가 지인들과 함께 불닭볶음면을 먹고 매워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인기를 끌자 수출이 폭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불닭 신화를 이어갔다. 2016년 하반기 수출이 가파르게 늘자 발로 뛰기 시작했다. 인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세계 곳곳을 직접 누비며 제품을 팔았다. K팝의 인기가 높은 동남아시아에선 푸드트럭을 끌고 현지 중·고등학교에 가서 학생들과 라면을 먹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렇게 수출국을 97개국으로 늘렸다.

김 부회장은 “인도네시아 대형마트에서 불닭볶음면을 탑처럼 쌓아 놓고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해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사내에서도 추진력이 강하기로 유명하다. 현지에 도착하면 곧장 대형마트로 향한다. 거래처와 미팅한 뒤 곧장 다른 나라로 이동한다. 코로나19 발생 직전까지 1년 중 110~140일을 해외에서 보내며 판로를 뚫었다.
“중동 시장 불닭으로 사로잡을 것”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은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수출 톱5 국가인 미국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앞으로 중동 시장을 불닭볶음면 수출 1위 국가인 중국 이상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일찌감치 할랄식품을 개발한 자신감에서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 초기인 2014년 KMF(한국이슬람중앙회)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그는 “이슬람 인구는 19억 명 정도로 중국 이상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경남 밀양 신공장이 완공되면 수출과 신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총 2400억원을 투입해 올해 4월 본격 가동하는 밀양 공장의 라면 생산 규모는 연간 6억 개에 달한다. 김 부회장은 “많은 기업이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에 생산공장을 세우지만 삼양식품은 국내 경제 활성화를 위해 밀양에 수출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설리/박종관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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