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도 무너졌는데…우리 집은 괜찮을까? [더 머니이스트-최원철의 미래집]

입력 2022-01-21 06:59   수정 2022-01-21 10:14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의 여파가 전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내 아파트는 콘크리트 양생이나 강도에 문제없이 잘 공사되고 있는지, 조합이 제대로 감독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자재 가격이 올랐다는데 원가 절감을 위한 편법을 쓰는 것은 아닌지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계십니다.

괜한 걱정이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제 우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일시적으로 철근 수출을 중단하면서 가격이 폭등한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이나 대만산도 수입했는데, 국내산보다 톤당 10만원 이상 비쌌습니다.

국내 제강사들에게 철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대형 건설사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소 건설업체나 대형 건설사의 하청업체들은 아직도 내려가지 않은 철근 가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건물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설계도면과 다른, 보다 강도가 낮지만 저렴한 철근을 사용하거나 철근 간격을 조금 더 벌리는 편법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보기에는 똑같은 철근콘크리트이지만 실제 강도에는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과거에는 일부 철근이 빠져도 큰 문제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건축물 구조설계를 모멘트분배법이라는 방식을 사용해 손으로 계산했기에 구조설계 자체가 실제 강도보다 과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3차원 프로그램으로 정확하게 구조설계를 하기 때문에 실제 강도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철근이 원래 규격대로 배치되어 시공되지 않으면 강도가 낮아져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설계에 비해 강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골조공사가 끝나고 건축물 외벽이나 슬라브에 생기는 균열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균열은 많은 요인으로 생기지만, 그 규모가 크다면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공사하고 있는 내 아파트는 누가 확인할까요? 일단 시행사나 발주처가 있는 경우에는 감독이 파견됩니다. 시공사를 대신해 모든 공정을 관리·감독하는 책임감리도 있습니다. 이들은 공사 내내 상주하며 현장 내 모든 상황을 감시합니다. 감독과 감리는 건설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분들이 제 역할을 못하면 사고가 납니다. 지난해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4구역 철거 붕괴 사고에서도 감리자가 현장에 없었다고 합니다. 시행사인 재개발조합이 감리업체와 ‘비(非)상주’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죠. 중요한 시공과정을 현장에서 제대로 확인했는지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만큼 입주 예정자분들은 전문적인 감독과 감리가 제대로 현장을 잘 확인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분들이 매일 건설현장을 갈 수는 없죠. 그런만큼 조합에서 감독을 뽑을 때 공을 들여야 합니다. 내가 가족과 입주할 새 아파트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 건설회사 현장소장으로 정년퇴직하고 쉬는 분들이 많습니다.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니 경력을 확인하고 잘 채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장을 성실하게 감독하실 분을 모시면 부실시공은 줄어들고 건설안전도 조금이나마 개선될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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