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패션'이 메운 유니클로 빈자리

입력 2022-02-02 17:13   수정 2022-02-10 15:34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토종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들이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2019년 ‘노재팬’ 운동으로 유니클로의 한국 내 매출이 반 토막 나는 사이 신성통산, 이랜드그룹의 토종 SPA 브랜드가 빠르게 덩치를 불려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올해 전국에서 SPA 브랜드 ‘탑텐’ 매장 50개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대다수 패션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할 때 오히려 확장하는 역발상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한 해 문을 연 오프라인 점포만 100여 개에 이른다. 이 중에는 유니클로가 철수한 롯데마트 영통점(경기 수원), 경기 구리점, 전북 군산점, 홈플러스 작전점(인천)과 경남 가야점, 경기 금천점 등 8개가 포함돼 있다. 현재 서울 명동점을 필두로 부산 광복점, 대구 동성로점 등 438개 매장(직영점 187개)을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옆에 입점해 접근성을 높인 전략도 맞아떨어졌다. 지난달 21일에는 북울산 삼성디지털프라자에도 매장을 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자주 가는 공간에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노재팬’으로 고전하던 사이 탑텐은 ‘애국 마케팅’을 펼쳐 점유율을 빼앗았다. ‘3·1운동 기념 티셔츠’와 ‘광복절 티셔츠’를 내놓는 등 다양한 애국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유니클로의 매출이 2018년 1조4188억원에서 2020년 629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동안 탑텐의 매출은 2500억원에서 4300억원으로 늘어났다. 주력 브랜드인 탑텐의 성장으로 신성통상은 올해 매출 1조4100억원, 영업이익 13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랜드그룹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10~20대를 공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탑텐과 달리 스파오는 다른 패션 브랜드들과 협업한 상품을 내놓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200억원으로 탑텐에 이어 SPA 부문에서 2위에 올랐다. 올해는 대형 매장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탑텐과 스파오, 에잇세컨즈 등 기존 SPA 브랜드 외에도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스탠다드를 출시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흐름이 저가 SPA 브랜드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시기에 소비자들은 소비를 줄이고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PB)나 SPA 브랜드 등 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여파로 가격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어나 저가 SPA 브랜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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