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코로나 신약 속속 포기

입력 2022-02-21 17:23   수정 2022-02-22 00:39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 소식이 요원하다. 지난해 2월 셀트리온이 첫 국산 치료제 ‘렉키로나’를 내놓은 뒤 1년이 지났지만 다른 국내 신약 개발사들은 임상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발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보급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치료제 경제성 높지 않아”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던 큐리언트는 지난 11일 임상을 중단했다.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이 많아서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을 시작했지만 모집 인원인 66명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중증 환자가 크게 준 탓이다.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더는 경제성이 높지 않다”는 회사 측 판단도 임상을 중단한 배경이다.

다른 업체도 사정이 비슷하다. 대웅제약은 밀접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개념 치료제로 지난해 1월, 환자 대상 치료제로 2020년 12월에 각각 국내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예방용은 지난해 12월 개발을 중단했다.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설계했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환자 대상용 치료제는 지난해 12월 임상계획 승인을 받고 환자를 모집 중이다.

지난해 8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한 엔지켐생명과학은 치료제 대신 인도 자이더스카딜라의 DNA 백신인 ‘자이코브-디’를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 공급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당분간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낮아진 치명률에 시장도 불투명
업계에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성과를 담보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국내 오미크론 치명률은 0.14% 수준이다. 델타 변이(0.7%)보다 낮고 계절독감(0.05~0.1%)보다는 높다. 중증 치료제 시장이 클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증에선 미국 머크·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 치료제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여기에 제넨셀, 샤페론이 임상 2·3상 단계에 새로 합류하면서 환자 모집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셀트리온도 들이마시는 형태로 투약 방식을 차별화한 새 항체치료제로 보스니아, 세르비아, 북마케도니아 등에 지난 3일 임상 3상 계획을 신청했다.

국제 정세도 변수다. 종근당은 임상 대상 8개국 중 최근 러시아와 갈등 중인 우크라이나가 포함돼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임상이 아예 불가능해지면 임상 계획을 변경해야 하지만 현재는 국가별 환자 수 비중을 바꾸는 정도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국내 포함 5개국 임상을 추진 중인 신풍제약은 이달 중순 러시아를 제외하고 콜롬비아를 추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환자 1420명 중 100여 명의 모집을 최근 마쳤다”며 “국내는 재택 위주로 환자 격리 방식이 바뀌면서 경증 환자 모집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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