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필러' 한국비엔씨의 변신…"이젠 종합 헬스케어회사"

입력 2022-02-24 11:30   수정 2022-03-02 07:15



최근 ‘대마 크림’, ‘김사랑 크림’, ‘인생 화장품’ 등으로 불리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화장품이 있다. 국내 최초로 대마추출물로 제조한 고가 화장품 브랜드 ‘아이스트’로 지난해 말 출시됐다. 미백, 주름 개선, 피부 탄력 향상 등의 미용 효과를 입증했다. 경북 안동의 대마밭에서 재배한 대마의 줄기에서 11단계의 공정을 거쳐 천연성분을 채취했으며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 칸나비디올(CBD) 등 환각을 일으키는 성분은 뺐다.

사실 이 화장품을 만든 업체가 국내 1세대 필러회사인 한국비엔씨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최근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히며 종합 헬스케어 업체로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34억원 유상증자…절반 이상 R&D 투입
한국비엔씨는 요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확보되는 자금 2034억원 중 채무상환자금이 288억원, 연구개발(R&D) 운영자금 1253억원, 시설자금 461억원, 기타 32억원 등이다. 절반 이상이 R&D에 쓰이는 셈이다. R&D 자금의 경우 올해 195억원, 2023년 402억원, 2024년 514억원, 2025년 143억원을 신약 개발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요즘 당뇨 비만 등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고 있다. 비만 치료제 삭센다펜주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대표적이다. 해외에서 핵심기술을 이전받아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기 위해 비임상시험을 위한 비임상시험 샘플을 제조하는 단계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최완규 대표는 “내년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고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한 후 2024년에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 2025년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삭센다펜주의 바이오시밀러를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시밀러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산이다.

한국비엔씨는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빅토자펜주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비임상시험 샘플을 제조하는 단계이며 2023년에 IND 승인을 받고 2024년에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해 2025년 품목허가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비엔씨는 충남 세종에 있는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생산시설에 삭센다펜주와 빅토자펜주의 바이오시밀러 GMP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당뇨와 비만 치료 바이오시밀러의 생산을 위해 2022년 시설구축 설계를 마치고 2023년까지 시설 준공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부채비율이 상당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또한 288억원 등 채무상환을 통한 추가적인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4월 FDA에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승인 신청"
한국비엔씨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대만 제약사 골든바이오테크놀로지에서 라이센스인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안트로퀴노놀과 관련, 오는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안트로퀴노놀은 한국비엔씨가 기술도입한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로 한국비엔씨는 국내와 러시아, 터키,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점 제조와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위해 대만 제약사 골든바이오테크놀로지와 코로나19 치료제 안트로퀴노놀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골든바이오텍이 발표한 임상 1상 시험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주평가변수인 투약 14일째 회복률(호흡부전 없이 생존할 확률)이 97.9%였으며 투약 후 28일째 모든 피험자가 호흡부전이 없거나 사망하지 않고 100% 회복률을 보였다. 투약 후 28일간 2차 평가변수의 경우, 중증환자의 ICU(집중치료실) 치료기간은 시험군이 13.5일로 대조군 대비 9.5일 단축됐다.

이와 동시에 한국비엔씨는 일본 유나이티드 이뮤니티와 손잡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예방이 가능한 재조합 단백질 백신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기존 코로나19 치료제와 델타 및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판권을 갖게 될 기회도 얻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17년에 설립된 유나이티드 이뮤니티는 면역항암제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기업이다.

매출 성장…사업 다각화로 '점프업'
한국비엔씨의 주력 사업은 큐젤 브랜드로 잘 알려진 필러, 조직수복생체재료인 콜라플레오 및 보툴리눔 톡신인 비에녹스주, 창상피복재, 콜라겐 조직 보충재, 유착방지재 등과 같은 의료기기 사업이다.

이같은 미용 의료기기 사업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등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특히 국내 성형, 미용 분야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만큼 필러와 보툴리눔 톡신의 매출은 향후 더 큰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동남아시아, 중남미, 유럽 등 42개국에 수출된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은 25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에도 전년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는 2019년 177억원, 2020년 194억원 등 매년 평균 15% 이상의 매출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비엔씨는 사업 다변화에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유망한 품목을 확보하고 인프라 구축을 통해 종합 헬스케어 업체로 재도약하겠다는 목표에서다. 또 미용 분야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인프라,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화장품을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으로도 확장했다.

최 대표는 “기존 의료기기 분야에서 입지를 더욱 다지는 동시에 성장성 및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의약품 사업에도 새롭게 집중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차별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종합 헬스케어 회사로 성장해 2024년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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