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섦·파격…참신한 레퍼토리 가득한 교향악축제

입력 2022-03-08 14:05   수정 2022-03-09 09:06



'참신한 레퍼토리 구성과 창작곡 등 동시대 음악 초연, 대규모 관현악의 귀환'. 예술의전당이 최근 발표한 올해 교향악축제 프로그램은 이렇게 요약된다. 1989년 행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신선한 레퍼토리로 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로 상임 지휘자를 맡은 유광(청주시립교향악단), 정주영(원주시립교향악단), 정헌(목포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젊어진 지휘자들이 음악 애호가들을 겨냥한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선보이면서 전체 레퍼토리가 한층 다채로워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 오케스트라 음악 잔치인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가 다음 달 2~2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2일 부천필하모닉을 시작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제주도립교향악단 등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전국 20개 오케스트라가 행사 기간 중 날마다(월요일 제외) 번갈아 가며 무대에 오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주회장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브루크너와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대편성 곡들이 귀환한 이번 교향악축제 프로그램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친숙한 클래식 레퍼토리의 대폭 감소다. 우선 베토벤 곡이 전무하다. 각 악단이 소속 단원들을 총출동시키는 행사 특성상 메인 곡으로 편성 규모가 크지 않은 베토벤 교향곡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은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1부에 서곡이나 협주곡이 단 한 곡도 포함되지 않은 점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1,3,4번이 연주된 브람스 교향곡도 사라졌다. 브람스 관현악 곡은 피아노 협주곡 1번(16일, 코리아심포니, 박재홍 협연) 뿐이다. 인기 메인 곡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6일 수원시립교향악단), 브루크너 교향곡 4번(9일 KBS향), 말러 교향곡 1번(15일 제주교향악단),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23일 강남심포니),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24일 과천시립교향악단) 정도다.

대신 연주회장에서 좀처럼 연주되지 않거나 드물게 레퍼토리에 등장하는 곡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부천필하모닉은 2일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의 교향곡 4번 '법열의 시', 레이프 본 윌리엄스의 '토마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200주년을 맞은 세자르 프랑크의 교향시 '저주받은 사냥꾼'을 연주한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도 19일 스크리아빈의 교향곡 2번을 무대에 올린다.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칼리니도프 교향곡 1번(12일),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차이콥스키 교향시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21일), 목포시립교향악단의 쇤베르크 관현악 편곡 '브람스 피아노 4중주 1번'(22일)도 이채롭다.

이번 연주회에서 가장 많은 곡이 연주되는 쇼스타코비치를 비롯해 차이콥스키,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에 스크리아빈까지 가세한 러시아 작곡가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작곡가의 약진이 눈에 띈다. 경상북도도립교향악단은 20일 연주회(지휘 백진현, 협연 윤아인)를 모두 미국 작곡가들의 곡들로 채웠다. 조지 거슈인의 '쿠바 서곡''랩소디 인 블루', 레너드 번스타인 '오케스트라를 위한 디베르티멘토', 아론 코플랜드 '교향곡 3번'을 연주한다. 원주시립교향악단도 17일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코플랜드 '클라리넷 협주곡'을 무대에 올린다. 존 케이지의 실험적인 음악 '4분 33초'(8일, 부산시립교향악단)도 교향악축제 사상 처음 연주된다.

창작초연곡 등 동시대 음악도 관심을 모은다. 예술의전당이 교향악축제 최초로 시행한 ‘창작곡 공모’를 통해 위촉한 오종성의 'Mimi for Orchestra'(16일 코리안심포니), 최병돈의 'Music for Orchestra', 세계적 명성의 작곡가 진은숙의 '수비토 콘 포르차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주로 국내 중견·신예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나선다. 박재홍, 김수연, 김도연, 이혁(이상 피아노)과 한재민(첼로)이 지난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주목받은 신성(新星)들의 협연 무대가 관심을 끈다. 지난해 윤이상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카리사 추(바이올린)의 연주도 기대를 모은다.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이 4년 연속 '개근'하는 경기필하모닉의 5일 연주회도 주목할 만하다. 자네티는 2019년 '로마의 축제', 지난해 '로마의 소나무'에 이어 이번에 '로마의 분수'를 지휘해 교향악축제에서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을 완주한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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