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총 ESG 화두는 '여성·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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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3-27 17:08   수정 2022-03-28 00:38

올해도 주요 기업 정기 주주총회의 화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들도 ESG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ESG위원회 설치, ESG와 관련한 신사업 추진 등이 잇따랐다. 지난해 ESG위원회를 설치한 대기업들은 세부 기준을 추가로 제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ESG 경영 구체화에 나섰다.

법률 전문가 사외이사로 선임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 시즌에서 주요 기업이 공통으로 의결한 안건은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법인이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도록 했다. 처벌 조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ESG 경영 확대 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법률 전문가에게 경영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기는 기업이 많았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법무법인 세종의 송수영 변호사를 선임했고 지방 금융지주사인 BNK금융지주는 김수희 변호사를, DGB금융지주는 김효신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조선·방산·철강·석유화학 등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를 지닌 중후장대 기업도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상장사 다섯 곳 역시 변호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법률 전문가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소속 업종과 관련이 있는 분야의 교수를 선임한 사례도 눈에 띈다. 한화시스템은 황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 현대로템은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동국제강은 박진우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영입해 주요 기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LG화학, 효성중공업, 코오롱인더스트리, 롯데정밀화학도 여성 사외이사를 처음 영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 시행 시점이 다가오면서 조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막바지 영입에 나선 것”이라며 “여성 인력 풀이 제한적이어서 사외이사 모시기에 난항을 겪은 기업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ESG 신사업 정관에 포함
건설회사는 ESG와 관련한 신사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DL이앤씨는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기술(CCUS)’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CCUS 등을 통해 사업모델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통업·도소매업·판매시설운영업·물류업·운수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B2B(기업 간 거래) 영역으로 외연을 확장해 더욱 다양한 ESG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ESG 경영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설치도 대세가 됐다. 신한은행이 이번 주총 시즌에 국내 은행 최초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하이투자증권 등도 ESG 경영 흐름에 동참했다. 조윤남 대신경제연구소 대표는 “ESG위원회는 없으면 이상할 정도로 흔해지고 있다”며 “이젠 이 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인물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인지, 실제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지 등 질적인 측면을 신경쓸 차례”라고 말했다.

기존에 정한 ESG 경영 전략을 강화한 기업도 있다. SK텔레콤은 △그린 네트워크를 통한 친환경 성장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안전 사회 조성 △인공지능(AI) 서비스와 기술 적극 활용 등 본업과 연계한 ESG 활동을 주축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ESG 2.0’ 전략을 발표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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