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에 번지는 전쟁 여파…독일 물가, 1981년 이후 최고 급등

입력 2022-03-31 14:58   수정 2022-04-13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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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유럽 각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치솟자 독일과 스페인의 3월 물가상승률은 198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물가가 급격히 올라 소비 지출을 줄이는 가구가 늘면서 유럽 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할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통계청은 독일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 달 전 보고된 연간 물가상승률(5.1%)보다 크게 늘었다. 이날 발표된 것은 3월 초 물가 변동 등을 토대로 분석한 예측치다. 최종 확정 수치는 4월 12일 발표된다.

독일의 CPI가 1981년 11월(서독 기준) 이후 41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급등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당시 1차 걸프전으로 불리는 이라크-쿠웨이트 전쟁 탓에 유가가 급등했다. 올해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렸다. 독일의 3월 에너지 물가는 1년 만에 39.5% 증가했다.

같은 날 스페인 국립통계연구소(INE)도 3월 CPI가 1년 전보다 9.8%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1985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다. 에너지, 연료 가격이 급등한 데다 전쟁 영향 탓에 식료품 비용도 올랐다. 올해 2월 연간 상승률(7.6%)보다 높은 것은 물론 당초 예상보다도 물가가 급격히 올랐다고 INE는 평가했다.

올해 3월 물가 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그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첫 데이터다. 전쟁 여파가 유럽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키프로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로존 경제에 공급 충격을 주면서 유럽 경제가 힘든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쟁이 장기화하면 유럽의 경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4분기 유로존 국가들의 수입은 1.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손실 규모는 15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막히면 독일 연간 물가상승률이 9%까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정부의 경제 자문단은 이날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조정했다. 올해 독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6%에서 1.8%로 낮아졌다. 물가 상승률 예측치는 2.6%에서 6.1%로 높아졌다. 소비 심리는 빠르게 얼어붙었다. 유로존 경제심리지수는 3월 108.5로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달 전보다 5.4포인트 하락했다.

영국에서도 물가 탓에 소비 지출에 영향을 받는 국민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3월 생활비가 증가했다고 답한 국민은 83%로 지난해 11월 62%보다 늘었다. 이들 중 34%는 가스와 전기 사용을 줄였고 31%는 식품비용을 아꼈다. 공과금 식료품비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6.2%로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올봄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8%, 하반기 1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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