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석탄 수입 금지 '칼' 빼든다

입력 2022-04-05 23:30   수정 2022-04-06 00:48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새로운 제재를 내놓았다. EU가 러시아 에너지 금수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군이 주둔하던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이 벌어졌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면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 재판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석탄의 수입 금지를 골자로 하는 5차 제재안을 EU 회원국에 제안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간 40억유로(약 5조3200억원) 규모의 러시아 석탄을 제재 대상으로 삼아 러시아 정부의 ‘돈줄’을 말린다는 계획이다. 이 제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27개 EU 회원국 전체의 지지가 필요하다.

러시아 석탄 금수 조치가 시행된다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EU가 러시아 에너지에 대해 칼을 빼든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EU 회원국은 러시아 에너지와 관련한 제재에 있어서는 소극적이었다. 러시아 천연가스와 원유, 석탄 의존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럽이 필요로 하는 열석탄의 절반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학살을 벌인 정황이 드러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차에서만 최소 3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학살당했으며 다른 도시의 민간인 피해는 더 클 수 있다고 이날 주장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러시아 원유 금수 조치를 포함한 추가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천연가스 금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EU 내에서는 러시아 천연가스, 원유까지 제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EU 회원국 사이에서 천연가스 및 원유 금수 조치를 둘러싼 찬반 여론이 분분한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 트럭 및 선박의 접근 제한, 러시아 은행 및 정치인 등에 대한 제재 확대, 양자컴퓨터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및 제품의 러시아 수출 금지 등도 안에 포함했다.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로부터 비료의 주요 재료인 탄산칼륨을 수입하는 것도 제한할 예정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은 전범”이라며 “전범 재판을 위해 모든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번주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미 은행에 예치한 자금으로 러시아 국채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JP모간체이스는 이날 만기를 맞는 러시아 국채의 원금 상환, 2042년 만기인 국채의 이자 지급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미 재무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졌다. 러시아가 예정된 기간에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거나, 달러 등 다른 통화로 지정된 채무를 루블화로 지급하면 디폴트로 간주된다. 재무부 대변인은 “4일부터 미국 금융회사에서는 러시아 정부의 달러 부채 상환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자국 달러 보유액을 소진하거나 새로운 수입을 확보하든지, 아니면 디폴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고운/노유정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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