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열리는 간송 보화각…신사임당 '포도' 등 32점 공개

입력 2022-04-15 17:15   수정 2022-04-16 00:16

문화재 애호가라면 한번쯤 간송미술관 보유 작품을 보기 위해 줄을 선 경험이 있을 것이다. 1년에 두 번, 보름씩 열리는 봄·가을 전시 때는 서울 성북동 큰길까지 긴 줄이 늘어섰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입장해도 마음껏 감상할 수 없었다. 전시실인 보화각이 너무 좁다 보니 마치 ‘무빙워크’를 탄 것처럼 뒷사람에 밀리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2015년부터 보화각 전시가 중단되면서 간송미술관은 일반인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간송미술관이 다시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16일부터 보화각에서 열리는 전시 ‘보화수보’의 인터넷 관람 예약을 받기로 했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가 끝난 뒤 보화각을 전면 보수·정비해 관람 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간송미술관은 15일 미술관 신축 수장고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전시작은 총 32점. 안견의 ‘추림촌거’, 정선의 ‘강진고사’, 신사임당의 ‘포도’(사진), 김홍도의 ‘낭원투도’, 장승업의 ‘송하녹선’ 등 한국 미술사의 최고봉들이 그린 작품으로 엄선했다. 세종대왕의 스승으로 알려진 여말선초 문신 권우의 문집 《매헌선생문집》도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 작품들은 미술관이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20년부터 보존 처리한 150건의 유물 중 가치 높은 작품을 고른 것이다. 28점의 그림이 수록된 것으로 알려졌던 《해동명화집》에 그림이 두 점 더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발표됐다. 백인산 학예연구실장은 “《해동명화집》과 상관없는 줄 알았던 그림 두 점에서 벌레 먹은 자국을 발견했는데, 이 자국이 《해동명화집》과 똑같다는 사실을 보존 처리 과정에서 발견했다. 《해동명화집》이 총 30점짜리 화첩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화각 2층은 전시품 없이 지난 80여 년간 수많은 관람객이 오간 세월의 흔적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보화각은 간송 전형필 선생(1906~1962)이 1938년 미술품 소장과 전시를 위해 건립한 건물이다. 관람하려면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한다. 한 시간에 70명, 하루 총 560명까지다. 그동안 전화 예약도 잘 받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변화다.

간송미술관은 소장품을 더 이상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인건 관장은 “미술관 경영에 어려움이 많아 소장품을 어쩔 수 없이 팔았는데 팔뚝을 자르는 고통을 느꼈다”며 “경영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우려를 끼쳐드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암호화폐 투자자 모임에 팔렸다가 다시 지분 51%를 기증받은 국보 ‘금동삼존불감’에 대해서는 “전시 권리 등 실질적인 관련 권리는 여전히 미술관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6월 5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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