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300만명 "복직 안 해"…美 기업 구인난 장기화 조짐

입력 2022-04-17 18:01   수정 2022-04-18 00:35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에 직장을 그만둔 미국 근로자 수백만 명이 앞으로도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유례없는 구인난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도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스탠퍼드대와 시카고대, 멕시코 기술자치대(ITAM) 소속 학자들의 공동 연구를 인용해 코로나19 이후 무직 상태인 미국인 300만 명가량이 노동시장에서 무기한 이탈할 전망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돼도 재취업 등을 꺼리는 경향을 ‘긴 사회적 거리두기’로 명명하고 영속적인 사회현상으로 남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를 수행한 니컬러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긴 사회적 거리두기로 미 근로자 수 부족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긴 사회적 거리두기 경향이 강한 미국인의 상당수는 대졸 미만 학력에 저임금을 받아온 여성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원인으로는 건강 염려, 육아 문제 등이 지목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일시 해고 등이 급증하면서 2020년 3월과 4월 두 달간 미국의 경제활동인구(취업자 및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는 820만 명 이상 급감했다. 2020년 4월 기준 경제활동인구는 1억5635만여 명이었다. 이후 일터로 복귀하는 미국인이 늘면서 지난달 미 경제활동인구는 1억6440만여 명까지 불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17만4000명 정도 적은 숫자로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앞으로 근로자 수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WSJ는 전했다.

그동안 미 학계 및 정부는 경기부양 지원금이 종료되고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구직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하지만 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의외의 복병으로 작용하게 됐다. 극심한 구인난 때문에 미 기업들은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을 올려주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다시 상호 순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달보다 8.5% 상승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중앙은행(Fed)은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다음달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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