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는 2월 금융위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르면 상반기 승인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승인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6개월가량 걸리지만 금융위가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1호 투자가 이뤄질 시점은 올 하반기께로 예상된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달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목적에 ‘신기술사업회사 및 벤처캐피털 등에 대한 투자 및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대표로 신관호 NH벤처투자 이사도 영입하고 관련 경험이 있는 직원들도 새로 뽑았다.
프롤로그벤처스의 지분율은 자금력 등을 고려해 현대코퍼레이션과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82%, 18%씩 나눠 가졌다. 1호 투자로 GS는 바이오·기후변화 대응 분야를, 현대코퍼레이션은 폐자원 활용 분야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벤처투자의 목표는 재무적 이익이다. 이에 비해 CVC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신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전문 인력을 선점한다는 의미도 있다.
경제계 관계자는 “CVC 조직이 있어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이 용이해지고 투자 기법도 다양해진다”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끊임없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것도 탄탄한 CVC 조직이 뒤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내 지주회사는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의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밑에 둘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으로 벤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회사 설립이 가능해졌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대기업들이 CVC를 통해 활발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금융정보 투자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CVC 투자 규모는 약 374억달러(약 46조1665억원)에 달하지만 국내 CVC 투자 규모는 18억달러(약 2조2200억원)에 그쳤다. 투자 건수도 미국이 739건으로 국내(62건)보다 약 12배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알파벳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벤처스의 경우 기존 흐름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혁신 사업에 투자하며 투자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전략적 투자·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CVC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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