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실장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D1)이 49% 수준으로 109%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밑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현재 부채비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양호하다는 점은 IMF 등 국제기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우려하는 건 속도다. 특히 각종 연금, 보험 등 법으로 정한 의무지출이 급증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한다. IMF는 올해 초 별도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13.7%인 한국의 GDP 대비 의무지출이 2050년 30~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의무지출이 증가하면 정부가 경기 부양이나 미래 먹거리에 투입할 수 있는 재량 지출 폭이 좁아진다. 정부도 내년 의무지출을 10%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 실장은 국가부채비율이 관심을 받는 것은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2025년 국민연금 모수 개혁으로 보험료율이 인상됐고, 기금 소진 시점도 일정 부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기금 운용 성과까지 개선되면서 재정 전망은 다소 완화됐다”고 썼다.
이에 대해 재정 전문가들은 재정 추계도 금융회사의 스트레스 테스트처럼 보수적인 가정하에 해야 안정적인 재정 관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박종상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증시가 이례적으로 상승한 작년 수익률이 10~20년 뒤에도 지속될 것으로 가정하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필요한 구조개혁 논의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실장도 “물론 구조개혁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러나 미래는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정책과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을 ‘낙관론 대 위기론’의 대결로 보기보다 재정을 성장의 마중물로 활용하는 동시에 부채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재정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할 때인지,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할 때인지를 유연하게 판단해 재정 역할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도 “국가채무비율 논쟁은 더 치열해져야 한다”며 “‘양극화, 지방소멸, 청년 실업, 미래 전략산업 투자 같은 공동체의 핵심 과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재정이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정영효/김익환/남정민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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