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스페셜리스트' 벤스케의 교향곡 10번

입력 2022-05-05 16:39   수정 2022-05-06 00:30

이른바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지휘자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구스타프 말러가 미완성으로 남긴 교향곡 10번(총 5악장)의 후대 완성본을 인정하지 않는 지휘자와 기꺼이 연주하고 녹음까지 하는 지휘자다.

레너드 번스타인, 라파엘 쿠벨리크, 게오르그 솔티,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로린 마젤, 주빈 메타, 피에르 불레즈, 오자와 세이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은 말러가 관현악 총보까지 작업한 1악장만 녹음했다. 이들이 완성본을 다루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말러가 최종 작업을 하지 않은 작품은 그의 음악이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반면 사이먼 래틀은 ‘말러 10번 전도사’로 불릴 정도로 ‘5악장 완성본’을 지지했다. 1980년 25세에 완성본을 영국 본머스 심포니와 처음 녹음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래틀이 1999년 베를린필하모닉과 연주한 실황도 음반으로 나왔다. 리카르도 샤이, 엘리아후 인발, 미하엘 길렌, 쿠르트 잔데를링, 대니얼 하딩 등도 5악장 완성본을 녹음했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을 진행 중인 벤스케는 2020년 10번을 녹음했다. 이 앨범은 호주 라임라이트지가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했을 만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이전 작품들에선 느낄 수 없는 말러의 감성과 예술혼이 담긴 작품을 오케스트라로 연주할 수 있게 해준 완성본의 가치를 인정한다.

벤스케는 오는 12일과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함께 말러 교향곡 10번을 연주한다. 여러 가지 판본 중 말러 부인인 알마 말러가 유일하게 승인한 판본이자 가장 자주 연주되는 데릭 쿡 버전을 들려준다. 연주 시간은 약 84분에 달한다. 이 작품은 말러의 다른 교향곡(1~9번과 ‘대지의 노래’)에 비해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지 않아 자주 연주되지 않는다. 서울시향도 2014년 1월(한스 그라프 지휘) 이후 8년 만이다.

벤스케가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은 2020년 2월 취임 연주회의 2번 ‘부활’과 그해 6월 실내악 버전으로 연주한 4번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교향곡 10번을 선택한 이유를 꼽으라면 말러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이라며 “데릭 쿡 버전은 말러가 이 작품과 관련해 남긴 모든 음악적 재료를 개연성 있게 편집한 훌륭한 에디션”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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