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방'에 꽂힌 은행들

입력 2022-05-11 01:59   수정 2022-05-27 16:41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Geeks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은행 앱 들어가면 어떤 기능을 사용하세요?”(진행자 A)
“저는 프리랜서다 보니까 출연료가 잘 입금됐는지 보고, (돈이) 없을 땐 대출도 알아봅니다.”(진행자 B)
“‘하나원큐’ 앱에선 부동산 정보도 알 수 있고 모바일 쿠폰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실손보험도 빠르게 청구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진행자 A)

지난달 26일 하나은행의 유튜브 채널 ‘하나TV’. 두 진행자가 홈쇼핑 방송에서 으레 볼 수 있는 형식의 대담을 나눴다. 이들이 소개한 상품은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앱. 이들은 노래와 퀴즈, 스타벅스 쿠폰 증정 이벤트 등 다양한 놀이적 요소를 가미하며 하나원큐 앱의 주요 기능과 앱 가입 방법 등을 소개했다.

화장품이나 의류 등 소비재 업체들이 주로 이용하던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시중은행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양방향 소통의 장점을 살려 복잡하고 까다로운 금융상품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이를 통해 MZ세대 고객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라이브 방송(라방)’에 가장 적극적인 금융사로 꼽힌다. 작년 7월 자체 유튜브 채널 하나TV를 통해 ‘환전지갑’ 상품 관련 라방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환전지갑이란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환전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최대 90%의 환율 스프레드 혜택을 제공한다.

총 17만8436명이 이 방송을 봤으며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4192명에 달했다. 환전지갑을 통해 환전을 완료한 건수도 방송 전 대비 136% 증가했다. ‘라방 효과’를 톡톡히 본 하나은행은 이후 방송 횟수를 늘리고 채널도 다양화했다.

지난달까지 총 10회 라방을 진행했다. 롯데온과 11번가, NS몰, 현대몰 등 홈쇼핑 채널에도 진출했으며 원더카 직거래, 아이부자 앱, 투자의 마블, 에너지챌린지 등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누적 시청자만 116만명에 달했으며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2만명이었다. 8회차 에너지 챌린지 방송 땐 신규 가입자가 방송 전 대비 1만4855% 증가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이달 ‘하나원큐’ 앱을 통해서도 월 2회 라방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타채널과의 동시 송출이 아닌 하나원큐 앱만의 라방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홈쇼핑 업체 등과 협업해 격월에 1회 가량 외부채널에서도 방송을 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이 라방을 자체 플랫폼에 탑재하는 이유는 MZ세대 고객을 ‘록인’ 하기 위해서다. 비대면에 익숙한 이들에게 라방이 좋은 영업 창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사들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기 위해 스포츠,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다양한 비금융 콘텐츠를 앱에 추가하는 것처럼 라방이 ‘플랫폼 키우기’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하나은행이 나이키처럼 D2C(소비자직접판매)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아마존 같은 커머스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자체 판매채널을 구축한 나이키를 참고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유통단계를 최소화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은행들도 라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스팟성’으로 운영하던 ‘쏠라이브’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작년 말 라방 전담 조직을 만들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금융·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는 등 콘텐츠의 ‘웰스 라이브’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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