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원주 집값, 전세보다 3500만원 싸네"

입력 2022-06-10 17:19   수정 2022-06-20 16:14


금리 인상과 매물 적체로 매수세는 꺾이고 전세시장은 강세를 유지하면서 지방 곳곳에서 역전세 현상(전셋값이 주택 매매가보다 높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받아 현금을 챙기는 ‘마이너스 갭투자’까지 성행 중이다. 집주인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있다.
○매매가 훌쩍 넘어선 지방 전세가 속출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북 군산 동신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 3월 8100만원에 매매된 후 5월 4일 보증금 1억2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격보다 전셋값이 3900만원이나 높다.

지난달 27일 보증금 95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전북 익산의 부송우남 전용 49㎡도 한 달 전 6000만원에 팔렸던 물건이다. 집주인은 임차인에게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매매가를 충당한 뒤에도 3500만원의 현금을 손에 쥔 셈이다.

이 지역뿐이 아니다. 수도권보다 전세가율이 높은 편인 지방 곳곳에서 마이너스 갭투자가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3개월간 갭투자 매매 거래 증가 지역 상위 10곳 중 경기 평택(155건)과 경기 안성(82건)을 제외한 8곳이 모두 지방이었다.

경북 구미 형곡동의 국제전원 77㎡는 매매가(4600만원)보다 전셋값(8500만원)이 3900만원이나 높다. 강원 원주 학성동 영진로얄맨션 84㎡도 전셋값(1억5000만원)보다 매매가(1억1500만원)가 3500만원이나 낮았다. 충남 천안 쌍용동 광명아파트 84㎡ 역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2억2000만원)으로 매매가(1억9000만원)를 치른 뒤에도 3000만원가량의 현금을 남겼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에선 2년 전 취득세 규제가 강화되면서 1억원 미만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외지인 갭투자가 굉장히 늘었다”며 “올 들어 지방 집값이 주춤하자 아예 무자본으로 아파트를 취득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말했다.
○보호 장치 전무…‘깡통주택 주의보’
마이너스 갭투자는 당장 현금을 얻을 수 있고 향후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는 투자 방식이다. 하지만 전세 계약 순간부터 임차인의 보증금 회수가 불투명한 깡통주택이 양산되는 만큼 정상적인 투자 방식이라고 보긴 어렵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체로 갭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들이 마이너스 갭투자를 한다”며 “부동산 상승장에선 별문제 없지만 하락장에선 이른바 ‘빌라왕’처럼 사회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빌라와 주거형 오피스텔 수백 가구를 갭투자한 빌라왕들은 전셋값이 하락하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문제가 됐다.

깡통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도 가입할 수 없다. 가입 요건상 주택가격이 전세보증금과 주택에 포함된 선순위 채권의 합보다 커야 하기 때문이다. HUG 관계자는 “보증보험 가입 당시엔 주택가격이 전셋값보다 높았지만 이후 집값이 내려가 역전세가 발생하면 정상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계약 당시부터 깡통주택인 경우 가입 요건에 맞지 않아 보호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깡통주택은 임대인이 파산한 뒤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며 “임차인들이 주변 시세를 면밀히 알아보고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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