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막 지휘 한여름 밤의 꿈…요정이 뛰노는 듯 맑은 사운드

입력 2022-06-16 16:27   수정 2022-06-17 02:40

이른 더위가 5월을 달궜지만 진짜 여름의 시작은 6월이 아닐까. 제목에 ‘여름’이 들어간 곡을 골라봤다. 셰익스피어 희곡에 붙인 멘델스존의 부수음악 ‘한여름 밤의 꿈’이 떠오른다.

일찍이 셰익스피어 문학에 심취해 있었던 멘델스존은 불과 17세의 나이로 ‘한여름 밤의 꿈’을 쓰기 시작했다. 서곡이 좋아 프로이센 왕이 나머지 극 부수음악을 써달라고 멘델스존에게 의뢰했다. 34세(1843년)에 전곡을 완성했지만 서곡과 나머지 곡들 사이에 세월이 느껴지지 않고 위화감 없이 잘 어우러지는 데서 멘델스존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은 한 편의 동화책 표지를 펼치는 듯 요정의 숲으로 듣는 이를 안내한다. 부드러운 목관악기 화음에 이어 요정들이 노니는 듯한 현의 트레몰로가 이어진다. 한바탕 즐거운 소동인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음악으로 서술하듯 잘 보여준다. 간주곡인 ‘스케르초(Scherzo·원래 익살 또는 해학이라는 뜻)’는 첫 부분만 들어도 요정들의 세계를 묘사한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경쾌한 리듬이 폴짝폴짝 춤을 추는 것 같다. 한때 거의 모든 예식장에서 울려 퍼졌던 ‘결혼행진곡’ 또한 유명하다.

스위스 출신 지휘자 페터 막은 음악사 최고의 두 천재인 모차르트와 멘델스존 해석의 대가였다. 피아니스트 시절 베토벤 협주곡 4번을 협연한 지휘자 푸르트벵글러의 권유로 지휘자의 길을 걸었다. 제네바에서 앙세르메의 부지휘자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에서 일했고, 빈 폭스오퍼 수석지휘자 등을 거쳐 이탈리아 베네토 파도바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페터 막이 런던 심포니를 지휘한 연주를 들으면 과거 데카 스테레오 녹음의 미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1957년 2월 런던 킹스웨이홀에서 녹음됐고, 명 엔지니어인 케네스 윌킨슨이 다듬어 내놓은 명반이다. 빈틈없이 두터운 오케스트라 사운드는 과거를 추억하게 만드는 이상향을 구현한다. 맑고 밝은 현과 현이 맞부딪혀 만들어내는 공간감이 찰지다.

류태형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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