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의 하소연 "부모 이상하면 아이도 100% 문제"

입력 2022-06-17 13:24   수정 2022-06-17 15:22



10년 차 어린이집 교사가 "부모들의 갑질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현실서 직면한 고충을 토로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A 씨는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들을 정말 좋아해서 이 일을 시작했다"면서도 "가끔 맘충 목격담이라며 글이 올라오는데 솔직히 저는 현장에서 온갖 더러운 꼴을 다 봐서 그런지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A 씨는 "자기 아이가 너무 소중해서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건 그나마 이해라도 되는데 요즘엔 과잉보호보다 방임하는 부모들이 많다"면서 "어린이집 아동학대가 주기적으로 보도되지만 현실에서 아동학대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이 가정이라는 거 아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안에 CCTV 설치해놓고 지켜보지 않으니 드러나지 않을 뿐 폭력까진 아니더라도 아이 방치하는 부모들 생각보다 정말 많다"면서 "기본적으로 먹이고 씻기고 입히는 것도 못 해서 일주일 내내 머리를 안 감고 오질 않나 주말 지나면 곰팡이 핀 도시락 들고 오는 일도 흔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아이에게 기본적인 도리도 안 하면서 꼭 그런 부모들이 어린이집에서는 시터 고용한 거처럼 어린이집 교사가 일대일로 모든 걸 다 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어린이집에 아이 중 10명에 8명은 아무 문제 없이 잘 다닌다. 하지만 꼭 한두명이 진상짓, 갑질하며 자기가 진상인 줄 모른다"면서 "그동안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면서 1000명 이상의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봐왔는데 부모가 이상하다 싶으면 아이도 100%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인 아이가 남한테 얼마나 피해를 주는지, 본인이 얼마나 진상인지 자기들만 모른다"며 "그런 부모는 한 교사랑만 안 맞는 게 아니라 반이 바뀌어서 다른 교사를 만나도 그 반에서 진상이고 다른 어린이집에 가도 적응을 못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없이 잘 다니는 아이들 부모는 말이라도 늘 감사하다고 해주고 아이가 잘 다니니 불평불만도 없다"면서 "그런데 이상한 아이들 부모는 그냥 매사가 불평불만이다. 본인 아이가 적응을 못 하고 친구가 없는 것까지 다 남 탓을 한다"고 전했다.

A 씨는 "그런 부모는 처음엔 교사 탓 하다가 나중에는 같은 반 애들이 이상하다고 한다"면서 "자기 아이만 정상이고 다 이상하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A 씨는 "오늘도 아이가 열이 나서 부모에게 전화했는데 자기 바쁘다고 왜 자꾸 전화하냐고 짜증 내더라"라며 "기본적으로 어린이집 교사는 다 아이 좋아하는 분들이니 부모님이 신뢰해주면 선순환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13년 차 어린이집 교사 B 씨는 "반마다 금쪽이 은쪽이가 몇명은 있고 맘충도 몇 년 전에 비해 엄청나게 늘었다"고 말했다.

B 씨는 "한 7세 남아가 친구들 머리채를 잡거나 주먹으로 때리고 침도 뱉어 골치덩이였다"면서 "아이 엄마는 주위에 '그 어린이집이 이상한 거 아니냐. 왜 어린애 하나 못 가르쳐서 저러냐'고 하소연한다더라"라고 전했다.

B 씨는 "이제는 학부모 상담 때도 나쁜말이나 문제되는 부분은 잘 안하게 된다"면서 "말해봤자 집에서 그렇게 고치려고 하는 부모도 아니고 그런말 듣고 기분나빠서 시비 거는 부모가 한두명도 아니라 '그냥 잘 지내고있다' 이러고 만다"고 토로했다.

이어 "갈수록 애들이 별나고 이상해졌으며 이상한 엄마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결론지었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멜버른 대학교 코르 교수 팀의 '아동 돌봄 제공자의 정신 건강과 보육의 질' 관련 논문에 따르면 어린이 돌봄 제공자의 직무 스트레스가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었다.

이들의 노동 조건은 정신 건강 상태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동료나 어린이, 어린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전문적인 지원이나 올바른 인식이 부족한 경우, 고립되거나 저임금인 상황이 정신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돌봄 제공자들의 정신 건강은 보육 서비스 질과 관련이 있으며 돌봄의 질이 높은 경우에 돌봄 제공자들의 정신 건강도 좋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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