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치맥 즐겼는데 갑자기 발 아프다?…무슨 병이길래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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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6-25 09:29   수정 2022-06-25 09:56

퇴근 후 치맥 즐겼는데 갑자기 발 아프다?…무슨 병이길래 [건강!톡]


35세 직장인 남성 A 씨는 퇴근 후 혼술이 삶의 낙이다.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술자리 약속도 늘어났고 '치맥'으로 저녁을 대신하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발가락이 붓기 시작하더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느껴졌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느껴지자 병원을 찾은 그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관절 안에서 태풍처럼 고통스러운 아픔을 유발한다고 하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맥주에는 통풍의 직접적인 원인인 요산 증가를 부르는 '퓨린'이 함유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통풍 환자 수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만에 49만 명에 육박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우려가 높으며 최근엔 20~30대 환자도 크게 늘어 전체 통풍 환자 중 25%가량을 차지한다.

요산은 우리 몸의 세포가 죽게 되면 나오는 퓨린이란 물질에 의해 만들어지며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하게 된다. 통풍 환자들은 혈중 요산이 너무 많아 관절이나 여러 조직에 결정 형태로 쌓이게 되며 이렇게 쌓인 결정들이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을 일으키게 되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단백질을 음식으로 섭취하게 되면 그 안에 핵산 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은 퓨린이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요산이 된다. 치킨과 같은 고단백 식품일수록 퓨린의 함유량도 높아지며 맥주의 주원료인 맥주보리에도 퓨린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름철에 통풍 환자 수가 느는 이유는 높은 습도와 햇볕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액 속 요산의 양은 일정하더라도 체내 수분의 양이 줄어들어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통풍의 대표적 증상은 발 주변이 붓고 열이 나며 아픈 것이다. '병중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통증의 강도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에 따르면 통풍은 시간이 지나며 4단계에 거쳐 나타나게 된다. 첫 번째는 혈액검사에서 요산 수치는 높게 나오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 고요산 혈증' 상태다. 이 중 5%가량만 통풍 증상을 보이게 된다.

술 마신 다음 날 엄지발가락에 매우 심한 통증, 발적, 부종이 나타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이 두 번째다. 통증은 7~10일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없어지지만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이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간헐기 통풍은 통증이 잠잠해지면서 진료를 중단하려는 시기다. 그러나 이 단계까지 왔다면 수년간 요산이 환자 몸 안에 축적되어 있으므로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4단계는 만성 결절성 통풍이다.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지속적이며 요산 결정체에 의해 형성된 결절이 몸에 생기게 된다. 이때 요산 수치를 조절하지 않으면 통풍이 만성으로 진행된다.

통풍 발작에 대한 치료를 한 후 충분히 진정되면 고요산혈증의 합병증이나 병 형태에 맞게 요산 강하제를 선택하게 된다. 요산 강하제는 소량으로 시작해 혈청 요산치를 측정해주며 3~6개월에 걸쳐 유지량을 결정한다.


비만은 '통풍의 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 요산 배출을 억제하는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통풍 환자에게 해로운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육류, 고등어, 청어, 꽁치, 정어리, 바닷가재, 새우 등이 있다.

반면 보리, 쌀, 밀, 메밀, 고구마, 감자, 치즈, 우유, 야채, 계란, 미역, 김, 콩 종류 등이 통풍 환자들에게 좋은 음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 아주대TV에 출연한 서창희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환자들은 무조건 금주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맥주는 절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맥주를 만드는 홉이 요산을 많이 만들어낸다. 맥주 좀 마시다가 관절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맥주 그다음으로 소주, 위스키가 요산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래도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술이 있는데 와인이다. 가장 좋은 것은 술을 안 마시는 게 좋은데 술 드시는 게 낙이라고 한다면 와인 1~2잔 정도는 요산을 증가시키지 않고 통증을 악화시키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류마티스내과에서 보는 질환 중 제일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이다. 약만 잘 먹으면 치료가 잘 된다. 그런데 잘 안되는 이유는 아플 때만 약을 먹고, 괜찮으면 안 먹어도 된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만성 통풍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요산을 잘 조절하면 술이나 육류도 조금씩 먹으며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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