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 받다가 '유레카'…연대 중퇴생 1000억 벌어들인 비결

입력 2022-07-31 13:48   수정 2022-07-31 14:36


김병훈 APR대표(34·사진)는 작년 피부과에서 마사지를 받다가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집에서도 저렴하게 피부관리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탄생한 20만원대 미용기기는 중국 내 한국 화장품 ‘몰락’을 막아내는 비밀 병기가 됐다.

패션뷰티 기업 APR의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의 매출이 5년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기업의 중국 매출이 역성장한 가운데 거둔 성과다. 김 대표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평범한 스킨·로션에 기대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더마화장품(기능성 화장품)을 강화하고 미용기기 부서를 대대적으로 보강한 것이 컸다”고 말했다.


APR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중퇴한 김 대표가 창업한 패션·뷰티기업이다. APR은 Advanced People’s Real life의 준말로 소비자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회사의 목표를 담았다. 아이유 옷으로 잘 알려진 ‘널디’를 비롯해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와 ‘에이프릴’, 최근 건기식 사업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지난 10년 간 회사규모를 10배 이상 키웠다. 2014년 100억원대에 불과하던 매출은 작년에 2591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컸다.

대학시절 데이팅앱을 출시하면서 처음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2014년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 붐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대학을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했다. 그는 “경영학과는 창업하는 곳일 줄 알고 입학했더니 회계와 재무만 가르쳐 그만뒀다”고 말했다.

2014년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은 저자극 스킨케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요 크게 감소했다. 김 대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별 차별성이 없어졌다”며 “이미 중국 화장품 기업의 스킨, 로션 기술은 상향 평준화됐다”고 진단했다.

APR은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마 화장품인 메디큐브를 이용했다. 메디큐브는 피부과를 대체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3월 미용기기 ‘에이지알’을 출시했다. 20만원대 미용기기인 에이지알은 올해에만 20만대가 팔려 매출 2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APR은 토탈 브랜드 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2017년에는 패션 브랜드 널디를 출시해 패션사업에 뛰어들었다. 널디는 F&F의 패션 브랜드 MLB에 이어 면세점 2위 상품으로 기록될 정도로 중국과 해외에서 인기 높아졌다. ‘널디’의 작년 매출액은 950억원으로 메디큐브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사업이다.

지난 4월에는 일본의 패션 성지 하라주꾸에 ‘널디’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일본 진출을 본격화했다. K-패션이 중국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의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 라이선스 브랜드와 달리 자사 고유의 브랜드가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APR은 내년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다. 영업적자에 허덕이는 플랫폼기업에 비해 높은 평가 받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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