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e커머스 '원조의 저력'…오케이몰 17년 흑자 경영

입력 2022-08-14 17:35   수정 2022-08-15 01:24

1세대 온라인 명품 편집숍인 오케이몰은 지난해 28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27.2% 늘었다.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17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일명 ‘머·트·발’로 불리는 명품 플랫폼의 공세 속에서도 ‘원조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3사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939억원으로 오케이몰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대기업 사원 출신으로 30대 초반이던 2000년 오케이몰을 창업한 장성덕 대표(55·사진)는 “연예인 마케팅이 아니라 데이터 관리에 기초해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이 오케이몰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4년 만에 매출 두 배로 ‘폭풍 성장’
장 대표는 ‘닷컴버블’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창업가다. e커머스 시장에선 더욱 희귀하다. 인터파크, 다나와, G마켓 등 1세대 온라인몰 중 대형 업체들도 주인이 바뀌는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오케이몰의 출발은 아웃도어 브랜드였다. 장 대표는 “창업 초기엔 해외 아웃도어 브랜드가 인기가 있을 때였다”며 “산악 정보를 공유하고 등산용품을 판매하는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명품이라 불리는 패션·액세서리 브랜드로 눈을 돌린 건 2014년부터다. 명품 온라인 판매만을 기준으로 하면 2011년 문을 연 머스트잇보다 후발주자다.

장 대표에게도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천운이 찾아왔다. 해외여행을 못 간다는 심리적 제약이 명품 소비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관이 하나 있었다. 명품 플랫폼을 표방한 업체들이 연예인을 내세워 파상공세를 펼쳤다. 거래액이 몇천억원을 넘었다느니, 대형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식의 마케팅 전쟁이 전개됐다. 이렇다 할 광고 하나 하지 않던 오케이몰로선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열세를 우위로 바꾼 ‘관리의 힘’
최근 2년간의 결과는 오케이몰의 완승으로 평가된다. 2018년 1407억원이었던 오케이몰 매출은 지난해 2886억원으로 두 배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78억원에서 214억원으로 급증했다. 머·트·발 3사가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해외 브랜드 유통업계에선 이 같은 현상을 ‘마케팅의 역설’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플랫폼들이 거액의 광고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수준을 엄청 높여놨다”며 “정작 돈을 쓴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오케이몰, 캐치패션처럼 직매입 방식으로 가품을 원천 차단한 e커머스들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가 열세를 우위로 전환할 수 있던 건 그만의 ‘수불(受拂) 경영’ 덕분이다. 그는 “상품과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리하는 것이 흑자 경영의 기초”라며 “상품과 관련된 모든 것을 데이터화해 시스템으로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액 부풀리기 경쟁이 붙자 오케이몰은 아예 홈페이지에 당일 매출, 신규 회원 가입자 수 등을 5분 단위로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업체들이 숨기는 민감한 정보다.

장 대표는 “백 마디 말보다 실제 데이터를 보여주는 게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오케이몰의 약진은 ‘플랫폼 만능’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오케이몰은 소비자와 판매상을 연결해주는 명품 플랫폼과 달리 100% 직매입 구조로 운영된다.

글=박종관 기자/사진=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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