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반도체 이어 '中 배터리 금지법' 서명

입력 2022-08-17 17:15   수정 2022-08-31 00:3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미국산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했다. 1주일 전 서명한 ‘반도체와 과학법’(반도체 지원법)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이다. 글로벌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지도를 재편할 두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미국의 상무장관과 재무장관이 결정할 방침이다.
인플레 법안, 중간선거 판도 바꾸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대기업 증세 등으로 확보한 7400억달러(약 910조원)의 재원을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대에 쓰는 것이 뼈대다. 지난해 ‘더 나은 재건 법안’(BBB 법안)이란 명칭으로 추진한 3조5000억달러 규모 지출 예산이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예산 규모를 줄이고 이름을 인플레이션 법안으로 바꾼 것이다.

기후변화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전기차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민주당은 이 법안이 중간선거 판도를 바꾸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P통신은 “이 법안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 조건이 까다로워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법안은 내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하게 했다. 이 비율은 1년마다 10%포인트씩 올라가 2027년 이후엔 80% 비율을 맞춰야 한다. 양극재와 음극재 같은 배터리 소재도 2024년부터 일정 비율 이상 북미산으로 채우도록 했다. 양극재와 음극재에 쓰이는 일부 소재는 중국 비중이 90% 이상이다.

사실상 미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만 혜택을 주는 것으로 한국산 전기차에 불리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25년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갑자기 바뀌는 과정에서 여러 혼란이 예상됨에 따라 법안에는 미 재무장관이 구체적인 보조금 지급 지침을 정하도록 했다.
반도체 규제는 상무장관이 좌우
바이든 대통령이 9일 서명한 반도체 지원법의 후속 작업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관할할 방침이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반도체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은 투자액의 25%를 세액 공제받는다. 미국에 반도체 시설을 지으면 업체당 최대 30억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보조금을 받으면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에 따라 10년간 중국 같은 우려 국가에 반도체 시설을 투자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보조금 대상 기업은 중국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이하 미세공정에는 투자할 수 없는 내용의 약정을 미 상무부 장관과 맺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중국 투자 제한 범위도 미 상무부 장관이 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반도체만 생산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법과 별도로 미국산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일 미국 정부가 YMTC 등 중국에서 메모리칩을 생산하는 기업에 미국산 제조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128단 이상의 낸드플래시 칩을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장비의 중국 수출이 금지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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