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 만에…남편, 월 300건 마트 배달하다 뇌출혈 사망"

입력 2022-08-30 07:54   수정 2022-08-30 07:58


월 300건 이상의 배달 업무를 하다 업무 시작 3개월 만에 뇌출혈로 사망한 마트 직원 A씨(사망 당시 39세)가 산재에 의한 사망을 인정받았다.

인천지법 행정1-3부(고승일 부장판사)는 29일 "A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경기 부천시의 한 동네 마트에서 일하던 A씨는 2020년 4월 출근 준비 중 갑자기 코피를 쏟았다. 평소 하루 2번 정도 코피가 나면 스스로 지혈을 하곤 했지만, 그날은 출혈이 멈추지 않았다. 집 근처 병원을 찾았지만 오후에도 계속 코피를 계속 쏟아졌고, 의사의 권유로 인천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추가 진료까지 받았다.

엿새 뒤 늦은 밤 A씨는 집 거실에 누워 몸을 떨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횡설수설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그는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 진단이 내려졌고 결국 한 달 뒤 숨졌다. 그가 아내와 결혼한 지 1년 만의 일이었다.

A씨가 갑자기 쓰러지기 전까지 동네 마트에서 3개월가량 한 일은 배송업무였다. 1주일에 하루만 쉬면서 매일 점심·저녁 식사 시간 2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했다고 한다. 또 보통 하루에 10∼14건을 배송했는데 휴무일을 빼면 한 달에 300건이 넘었다고 전해진다. 배송뿐 아니라 야채나 생필품 등 물품이 마트에 들어오면 종류와 수량을 확인하고 정리 및 진열하는 일까지 A씨의 몫이었다.

A씨의 아내는 2020년 7월 "남편이 업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거절당했다. A씨가 퇴사한 뒤 (1주일가량) 일하지 않으면서 휴식하던 중에 발병했다면서 퇴사 직전 업무 부담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에 A씨의 아내는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A씨 아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A씨의 사망이 만성적인 업무부담과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산업재해"라며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가 출혈로 출근할 수 없었던 날까지 만성적인 업무 부담을 겪은 사실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다"며 "매주 평균 60시간 이상 근무했고, 배송업무는 육체적 부담이 큰 작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트 측은 A씨가 출혈로 출근할 수 없었던 당일 문자를 보내 해고를 통보했는데 이는 부당해고로 판단된다"며 "A씨가 응급실에 가기 전까지 1주일간 출근하지 않았더라도 부당해고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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