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병원 없어 잇단 사망…포르투갈 보건장관 사퇴

입력 2022-08-31 13:36   수정 2022-08-31 13:47



유럽에서 출산율이 낮기로 손꼽히는 포르투갈에서 산부인과가 부족해 산모와 태아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임신한 외국인 관광객이 응급 상황에서 병원을 찾지 못해 숨지자 포르투갈 보건장관은 책임을 지고 곧장 사임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은 인도의 한 관광객이 포르투갈 리스본의 산타마리아 병원을 찾았다가 신생아실이 꽉 찼다는 이유로 쫓겨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뱃속의 아기는 제왕절개로 무사히 태어났다. 이 소식이 전해진지 몇시간 만에 마르타 테미두 포르투갈 보건부 장관은 사임을 밝혔다.

포르투갈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건이 최근 수차례 발생했다. 산모가 이송 도중 병원을 찾지 못해 두 명의 태아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다. 원인은 포르투갈의 필수 보건의료 인력 부족이다. 특히 산부인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정부는 해외 고용까지 고려하고 있다.

인력 부족에 산부인과 병원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얼마 없는 산부인과 병동에는 환자가 넘쳐나고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정치권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테미두 장관은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테미두 장관은 2018년부터 보건부를 지휘했고 팬데믹 기간 적극적으로 백신을 도입하며 코로나 대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 미겔 기마라스 포르투갈의사협회 회장은 포르투갈 국영방송(RTP)와의 인터뷰에서 “테미두 박사가 재임 중 공로를 제대로 인정받기도 전에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못 찾아 결국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포르투갈의 남유럽 재정위기 이후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심각하게 앓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1.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1.55명)보다 낮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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