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손준비금'까지…은행들 부담 커진다

입력 2022-09-05 16:56   수정 2022-09-13 16:22

금융당국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래에 발생할 손실에 쓰기 위해 미리 쌓아두는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에 더해 특별 대손준비금까지 추가로 적립하면 배당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은행당 최대 1조원 수준의 특별 대손준비금을 쌓아야 할 것이란 예상이다. 예대금리차·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공시 등으로 하반기 은행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대손준비금 부담까지 늘어나면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사들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4분기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금융 리스크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은행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이달 종료되면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손준비금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은행들이 직접 산정해 쌓는 대손충당금 외에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자금이다. 현행 은행업 감독규정엔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특별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은행권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은 올해 4분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립 기준은 은행이 부실채권을 털어내기 위해 충당금을 활용할 수 있는 비율(NPL 커버리지 비율) 대신 총여신 대비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포함) 적립률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현재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은 은행 부실채권 비율이 낮은 탓에 NPL 커버리지 비율을 기준으로 하면 특별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0.4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2분기 기준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은행의 평균 NPL 커버리지 비율은 217.5%로 집계됐다.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대출 연체가 발생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국은 코로나19 금융 지원 탓에 아직 잠재부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하반기 예대금리차 축소도 부담
총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기존보다 높이면 은행의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분기 말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국민(1.15%) 신한(1.14%) 하나(1.19%) 우리(1.17%)로 4대 은행 평균치는 1.16%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4대 은행이 적립률을 0.1%포인트 높이기 위해서는 은행당 3000억~5000억원의 추가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씨티 등 미국 4대 은행의 총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 평균치(1.50%)를 요구할 경우 은행당 추가 부담이 1조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손준비금은 회계상 배당 재원으로 쓰이는 이익잉여금에 반영돼 배당 여력을 제한한다. 한 금융지주사 재무담당 임원은 “상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올해 배당성향이 지난해 수준에 그치더라도 주당 배당금은 작년보다 오를 것”이라면서도 “대손준비금 확대를 ‘배당 축소 신호’로 받아들인 투자자가 이탈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은행의 이자이익을 좌우하는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차)가 축소된 점도 걱정거리다. 지난 7월 은행의 신규 예대금리차(1.28%)는 전달보다 0.21%포인트 줄었다. 대출금리는 0.31% 오른 반면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0.52%나 뛰었기 때문이다. 은행 실적에 영향을 더 많이 미치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2.38%)도 0.02%포인트 하락하며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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